물을 물로 보면 안된다
물을 물로 보면 안된다
  • 박종완
  • 승인 2015.09.30 15: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과 내일의 시간 속에서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 변하면 무척이나 당황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해 질 것이다. 그 자리 그대로 제 기능을 해야 할 도로나 보도가 형체도 없이 갑자기 땅이 푹 꺼지는 현상을 싱크홀(sinkhole)이라고 한다.

작년에 송파구 잠실에서만 두 달 사이에 5건이 발생하여 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한 모습을 지상파를 통해서 보았을 것이다.

큰일이 발생하면 원인을 찾고자 분주한 모습인데 제2롯데월드, 지하철 9호선 등 대규모 공사로 인해 그런 것이라 전문가들이 의견이 모아진다.

국토부와 한국시설안전공단은 지난 2월에 지반 답사가 필요한 의심지역을 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이들 지역은 석회암 지질로 되어 있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싱크홀과 달리 인위적으로 생길 소지가 큰 곳으로 주로 노후도가 심각한 상·하수관로구간, 충적. 매립층등 연약지반구간, 대형굴착 공사 주변 등이 대상이었다.

지역별로 싱크홀 발생 우려가 가장 많은 곳은 부산으로 우선점검대상의 20%인 37곳에 달했다고 한다.

우리 전북지역도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1곳(군산 17곳, 익산 4곳)이 싱크홀 발생 우려지역으로 전체 우선 점검대상의 14.6%를 차지해 지반침하로 인한 안전사고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전주 지역도 구·신도심 할 것 없이 대형 복합건물 등이 예전에 비해 신축 빈도가 높아진 관계로 나름에 문제가 있을진대 보이지 않은 지하부분이라 단정 지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지반침하 규모 및 원인에 따라 싱크홀(sinkhole), 포트홀(pothole), 도로함몰 등으로 나뉘는데 그 원인을 살펴보면 크게 몇가지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개발사업 추진시 과다한 지하수 이용으로 지하수 흐름교란, 상·하수도 누수, 기타 부적절한 건설시공 등 다양한 요인이 결합해 발생하는 직·간접적인 원인을 들을 수 있고 잘못된 되메움, 주변 지질 및 지하수, 집중호우 영양 등 정확한 원인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토목공사든 건축공사든지간에 계획 및 실시설계시 지질조사를 실시한다. 규모대비 시추위치와 갯수를 설정해 시추한 자료를 통해 주상도를 만들어 자료를 분석한다. 토질의 상태나 지하수위 등을 실시설계시 적용해 완벽하고 철저한 설계 납품이 요구된다. 지하구조물 설계시 철저한 구조검토를 통해 흙막이 공법을 선택함은 물론이거니와 차수공법도 여러 가지 유형을 잘 검토해 지역에 맞는 공법을 반영한 실시설계를 납품해야 부실을 미연에 방지할 것이다. 상·하수도 공사에 쓰이는 관들도 누수를 사전에 차단한 제품들이 개발 납품되고 현장시공시에 압밀시험을 통해 누수를 확인하고 CCTV를 구간별로 조사하고 있는 실정으로 예전에 비해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 주변 여건의 변화와 개발과정에 외부충격이나 기타 하중 등으로 상·하수관이 이격되어 누수가 발생해 싱크홀의 원인이기도 한다.

중·대형 건축물 신축시 지하 구조물은 필수적이다. 내방객을 위한 주차시설이나 기능적 편의시설 증가로 인한 지하층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계시 충분히 검토해 설계했겠지만 현장 시공시 주위 여건 및 지질상태와 지하수위 등을 고려하고 시공해야만 할 것이다.

지질상태는 지역에 따라 천태만별 일 것이다. 대규모 개발시 지하수위 이하로 지반을 굴착하게 되면 지하수위가 급격하게 낮아지고 차수가 되지 않아 문제가 될 때 토사의 미세립자도 같이 빠지므로 싱크홀(공동)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도시지역에서는 지하 지반 굴착시에는 차수벽시설을 정밀하게 하고 지하수 펌핑을 과다하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형지하시설이 있는 곳에는 평상시에도 지하수를 뽑아내고 있다. 이때 물이 흙탕물이라면 지하 어딘가에 공동이 생기고 있는 징조일 것이다. 지하수를 대책없이 함부로 뽑아쓰면 큰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다.

새로운 재난으로 부상한 싱크홀 방지를 위해 여러 각도의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도로나 건축물 공사시 축적된 지질정보, 지하수위, 상하수도관 등을 포함하는 통합지반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싱크홀 위험지도에 기초한 실시설계, 차수공법, 공사중 지하수위 관리방안, 사후관리 지침 등을 사업승인 및 관리를 통해 권고하고 정기점검을 통해 시정할 필요가 있다. 마크 트웨인은 “재난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역한 믿음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지적했듯이 관급공사, 사급공사 할 것 없이 각자 위치에서 위험에 노출된 인자들을 점검하고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서 쾌적하고 안전한 시민사회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박종완<계성 이지움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