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부업계 몰아낼 자금지원 필요
일본 대부업계 몰아낼 자금지원 필요
  • 현 준
  • 승인 2015.09.24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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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일본의 주부 재테크족을 일컫는 용어로 우리나라에서 김씨 성이 흔하듯 일본에서 흔한 성인 ‘와타나베’ 성씨를 따와서 와타나베 부인이라 일컬었지만, 현재는 엔캐리트레이드를 통해서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투자자들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엔캐리트레이드는 일본의 낮은 금리를 활용해 엔화를 빌려 제3국에 투자하는 금융거래를 말한다. 즉 초저금리인 엔화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의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일본에서 적용하는 금리와 다른 나라와의 금리차만큼 수익을 얻게 되며, 차입금의 금리가 낮아서 이자를 지급하더라도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리게 된다. 그들의 활동을 돕는 것이 바로 아베노믹스와 엔저다. 일본이 저금리를 통한 양적완화 정책을 쓰면서 개인투자자의 신흥국으로의 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가기 좋아진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대출이율은 1% 전후로 사상 최저 이율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투자처가 점점 우리나라 대부업계 시장으로 향하면서 점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데에 있다. TV CF를 통해 접하게 되는 대부업체 광고의 대부분이 일본계 자본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많은 사람들이 놀랄 것이다. 마치 국내 대부업체인 것처럼 광고하는 교묘함까지 더해져 소비자들을 더욱 헷갈리게 한다. 일본 대부업계 저축은행들의 평균금리는 약 28~29% 수준이며 2015년 상반기에만 256억원의 광고비용을 쏟아부어 고객을 유인한 후 고금리를 부과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달콤한 말들로 유혹하는 것을 보고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정말 당장에 돈이 급해 막막한 자영업자나 사업을 하는 사람의 마음에선 광고가 얼마나 달고 달겠는가. 10개 저축은행 가운데 10%대 평균금리를 유지하는 곳은 단 한 군데로 호주계 저축은행이다.

서민을 위한다는 일본계 저축은행의 행태는 가파른 순수익의 증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서민들이 부담하는 이자에서 나온다는 사실에 씁쓸하기만 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30년 동안 ‘공제사업기금’을 운영하며 서민과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거 중소기업이 상호부조 정신에 따라 부금 등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동 재원으로 상거래로 받은 어음의 부도로 인한 자금난, 일시적 자금조달난, 어음ㆍ수표 및 외상매출채권의 조기 현금화 곤란 등은 대출을 통해 도산방지와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제도로서 사업하다가 여유가 있을 때 부금을 월 10~200만원 까지 넣어놓고 정말 필요로 할 때 대출을 일으킬 수 있다. 원래의 취지는 어음을 사용하는 업체의 부도로 인해 다른 업체까지의 연쇄부도를 막기 위한 제도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단기운영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출이 더 많은 실정이다.

이렇게 중소기업중앙회 공제사업기금뿐만 아니라 주변에는 정부에서 보조, 지원해주는 다양한 자금 제도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홍보도 잘 안 되었을 뿐 아니라 서류절차나 방식이 복잡하고 신용이 좋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 때문인지 접근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일본 대부업계의 시장 잠식이 계속해서 이뤄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손 놓고 있다면 자본의 일본 유출은 계속될 것이다. 공공기관 같은 경우엔 부실을 우려해 계속해서 좋은 기업위주의 대출을 추구하려 할 테지만 이를 충당할 수 있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있다면 서민경제를 좀 먹는 일본 대부자금의 퇴거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신용이 전무한 취약계층에 돈을 빌려주기 시작해 현재의 그라민은행을 만든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는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며 ‘인간을 위한 돈’을 꿈꿨다고 한다. 신용이 안 좋고 열악하다는 이유로 꺼려지는 대출이 이제는 서민들의 재기와 더불어 경제기반의 탄탄한 초석을 만드는 대출로 이어질 수 있게끔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현준<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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