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댐, 거대 수자원 담아 ‘새 위용’
섬진강댐, 거대 수자원 담아 ‘새 위용’
  • 이종호 기자
  • 승인 2015.09.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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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1월 준공되면 연간 6천500만 톤 용수 신규 확보 가능

 강이 흘러 거대한 호수에 몸을 섞는다. 흐르는 물을 껴안은 것은 댐이다. 임실군 강진면 옥정리 일원. 섬진강 상류에 해당하는 이곳에 높이 64m에 길이 344m의 중력식 콘크리트 댐이 그 위용(偉容)을 자랑한다. 바로 섬진강댐이다.

지난 1965년 준공된 이 댐이 올해로 준공 50주년을 맞는다. 댐 재개발사업이 시작된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하면 7년 만에 완공의 점을 찍는 뜻깊은 해다. 도도히 흐르는 역사(歷史)와 명운을 함께해온 섬진강댐의 비사가 눈길을 끈다.

1940년 일제강점기에 건설이 시작된 섬진강댐은 제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으로 사업이 중단된다. 곡절 속에 지난 1961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재추진됐고, 4년 만인 1965년 12월 마침내 준공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후 섬진강댐은 수력발전을 통해 전력(연간 181GWh)을 생산하는 소중한 에너지원 역할을 해왔다. 그뿐이 아니다. 연간 3억5천만 톤에 달하는 농업용수를 호남평야에 공급하는 중요한 원천으로, 나아가 연간 2천700만 톤의 생활용수를 정읍과 김제에 공급하는 식수원으로 사랑을 받아 왔다. 개발도상기의 국가 경제성장은 물론 전북의 발전과 궤적을 함께해온 역사의 산증거라 할 수 있다.

섬진강댐은 1960년대 댐 건설 당시 수몰지 주민이주를 위한 ‘부안 계화도 간척지 내 이주단지 및 농지조성’이 지연돼, 일부 이주민이 기존 댐 수몰지로 재정착하게 된다. 이로 인해 댐 수위를 정상수위보다 -5m 낮게 운영할 수밖에 없어 홍수조절 등 댐 운영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운영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기상이변으로 강화된 댐 설계기준을 고려해 국토교통부와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008년 댐 재개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섬진강댐 일생에 65년 준공이 한 획을 그은 때라면, 2008년 재개발 사업은 새로운 획을 긋는 중대 시점인 셈이다. 올해 11월에 완공될 재개발사업엔 사업비 1천334억 원이 투입됐다. 이를 통해 수몰지 내 거주민을 이주시키고, 기존 댐 옆으로 비상여수로를 신설해 발생 가능한 최대 강우에도 댐이 붕괴하지 않도록 안정성을 확보했다. 여수로의 크기만 보면 직경 15.5m에 0.6㎞에 달하니, 이것만으로 위용을 자랑한다.

재개발 사업이 최종 마무리되면 연간 6천500만 톤의 용수를 신규 확보해 댐 하류 지역에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비상여수로 등 대부분 주요 공사를 마무리하고 준공을 기다리고 있다. ‘준공 50주년, 재개발사업 완공’의 역사적 터닝 포인트를 맞은 섬진강댐, 지역주민들의 기대도 한껏 높아가고 있다.

임실군 강진면에 사는 주민 조기연 씨의 회상(回想)이다. “지난 2011년 8월, 정읍과 임실에 400㎜ 넘는 큰 비가 왔다. 저녁 7시 넘어서 갑자기 댐이 범람할 수 있다고 대피하라는 소리가 들렸다. 정신없이 나와 대피하고 나서, 나중에 알았지만 댐 정상부에서 1m밖에 안 남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섬뜩했다.” 조씨는 “지금은 새로 보강공사를 해서 그런 홍수에도 끄떡없이 대비할 수 있다고 하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마을주민 이정순 씨도 “이번 공사가 완료되면 갈수기에도 물이 일정하게 흘렀으면 좋겠다”며 “기존에 강 주변으로 자전거 길도 잘 되어 있어 일 년 내내 강에 물이 적당히 흐르면 보기에도 좋아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아와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렇게 되면 지역주민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순창관광 10경 중 하나인 장군목 유원지 인근인 이곳 주민들은 평소 상류에 댐이 위치하고 있으나, 하천에 흐르는 물량 변화가 심해 댐의 효과를 실질적으로 못 느꼈다. 이제 섬진강댐 재개발사업 준공으로 물이 항상 흐르는 섬진강을 기대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안도의 한숨이다. 새로운 출발라인에 서 있는 섬진강댐이 ‘안전한 댐’, ‘주변 환경이 아름다운 댐’, ‘지역에 도움이 되는 댐’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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