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모델이 최선인가
사회적 경제모델이 최선인가
  • 송재복
  • 승인 2015.09.22 18:1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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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시는 민선 6기 들어와서 사회적 경제모델을 주요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행정조직에서 전국 최초로 국장급의 사회적 경제지원단을 만들고 전주형 사회적 경제모델을 구축하여 지역의 성장과 분배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전주시가 추진하는 이러한 시책에 대해 시민들은 아직 그에 대한 인식이나 공감대를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사회적 경제를 추구하는 지자체는 전국적으로 많다. 46개 지자체가 ‘사회적 경제지원조례’를 채택하고 있고, 중간조직인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를 구축하여 운영하는 곳이 많다. 문제는 이러한 사회적 경제모델이 시장경제와 국가개입경제가 낳은 한계를 극복하는 최선의 경제모델인가이다.

 자본주의가 충분조건이 아니며 필요조건이라는 밀턴 프리드만(M.Friedman)의 지적대로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한계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전주시가 역점을 두는 이러한 사회적 경제모델은 어떤 의미이며 또 성공조건은 무엇일까.


사회적 경제의 성공조건

사회적 시장경제는 2차 대전이 끝난 후 처음으로 독일의 경제학자 뮐러-아르막에 의해 ‘자유시장경제’나 ‘국가계획경제’와는 다른 제3의 형태로 제시되었다. 즉 시장의 자유와 사회적 연대를 결합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유럽은 일찍이 사회적 경제모델을 실천한 국가이다. 일자리창출은 물론 국가가 해결하지 못한 복지사각 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스페인 바스크 지역에 있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27개국에서 8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 일컫는다.

 사회적 약자끼리 모여 서로 돕는 공동체 정신으로 사회적 파이를 만들어 가는 것은 시장실패나 정부실패를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 사회적 경제모델은 또 다른 자본주의사회의 생존모델이다. 이러한 사회적 경제모델이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3가지의 조건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호혜와 연대, 협동문화 조성이다. 사회적 경제가 시장경제와 국가개입경제가 낳은 모순을 호혜와 연대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이들 요소의 확산과 정착이 중요하다. 공익성, 공공성이 낮고 자신의 이해가 강하게 작용하는 문화에서는 사회적 경제모델이 성공하기 어렵다.

 두 번째 성공요인은 사회적 경제조직의 혁신이다. 사회적 경제모델이 연대와 협동적 요소를 기초로 하지만 기업조직이라는 점에서 일반 이윤창출기업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윤추구와 경쟁을 위해 다른 기업, 혹은 틈새시장에서 어떻게 이윤창출을 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 사회적 경제조직도 이윤창출을 위한 혁신이 요구된다. 기업혁신을 위한 기술개발이나 좋은 아이디어, 지식공유를 가진 혁신사업가의 발굴, 육성이 필요하다. 마지막 성공요인은, 지역고유의 사회적 경제모델 구축이다. 한국형 사회적 경제모델은 정부나 지자체가 주도하고 있다.

 주민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정부중심의 구조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사회적 경제모델은 또 다른 정부실패의 가능성을 낳고 있다. 정부는 시장경제논리가 유지하도록 공정한 활동을 하거나 사회적 경제가 작동될 수 있도록 간접적인 지원체가 되어야 한다. 지자체에서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이점이다.


지역 성장산업을 찾아야

사회적 경제모델은 호혜와 연대를 통해 시장경제가 할 수 없는 영역을 해소하는 새로운 경제모델이라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추진논리는 정부중심이라는 점에서 아직 그에 대한 성공여부를 예측할 수 없다. 또한 사회적 경제모델이 작고 아름다운 행복경제를 가져올 수 있으나 총체적인 큰 파이를 만들거나 자원선점경쟁에서는 뒤처질 수 있다.

 이윤극대화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지역 간, 국가 간의 경쟁은 무한히 진행되며 그 결과에 따른 생존과 쇠퇴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사회적 경제모델을 추구하되 지역성장을 위한 성장 동력산업을 찾아야 한다. 더 큰 미래를 열어가는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지역 성장산업이 있어야 한다.

송재복<호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전북미래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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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경제 2015-09-25 14:07:57
좋은 기사네요. 성장산업에 대한 로망이 있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사회적 경제의 의미와 필요성, 전제 조건 등을 잘 짚은 기사입니다. 주변에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네요.
사회적 경제 2015-09-25 14:07:21
좋은 기사네요. 성장산업에 대한 로망이 있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사회적 경제의 의미와 필요성, 전제 조건 등을 잘 짚은 기사입니다. 주변에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