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릴 수도 있는데
역사가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릴 수도 있는데
  • 한기택
  • 승인 2015.09.21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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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올바르게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개인이든 국가든 발전할 수 없다.

 2017 새 교육과정 시행을 앞두고 2017년도부터 적용하는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교과서 전환 여부를 놓고 찬반 양측의 의견 대립이 팽팽하다.

우리나라 역사 교육의 현실은 형식과 내용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사는 교육과정 개편이 있을 때마다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을 오가는 수난을 겪어 왔으며, 역사 교육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자, 2012년부터 다시 필수과목으로 바뀌었다.

교육부는 작년 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공론화를 통해 국정체제 전환을 포함한 교과서 체제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그 후에 토론회를 두 차례 열었고 지난해 9~10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한국사 교과서 발행에 대해서 전국 20세 이상 1만 명을 대상으로 역사 교과서 발행 체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학부모·일반인은 ‘국정 교과서 찬성’ 응답이 각각 56.2%, 52.4%로 나타났으며 반면에 교사들은 ‘검정제 찬성’ 응답이 56.3%로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정부와 여당은 하나의 역사를 가르쳐 국민이 분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검정교과서 체제를 주장하는 쪽은 한 가지 역사해석을 주입하는 국정교과서는 역사 교육의 본질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새누리당은 국정교과서 찬성 쪽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검인정 교과서 찬성 쪽으로 크게 엇갈리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국사 교과서의 검인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양성과 경쟁력을 요구하는 글로벌 시대에 획일적인 역사관을 주입할 가능성이 크며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정이 옳다.’ ‘검인정이 옳다.’고 딱 잘라서 말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내면과 역사교육을 보면 ‘하나의 나라’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이념적 및 정서적 분열이 심하게 나타나는 부분도 있는 것에 유의해 보아야 한다.

외국 외교관이 한국에 축전을 보내기 위해 우리 외교관에게 “대한민국의 건국기념일은 언제입니까?”라고 물었지만 우물쭈물해야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언론을 통해보면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연평도를 폭격했으며, 6.25 한국전쟁이 북한의 침략으로 발발하였는데도 그 사실에 대해서도 국민의 마음이 하나가 되지 않고 있으며 독도 영유권 문제에 있어서도 일부 저명인사가 일본 땅이라고 말하는 등 국가의 안위에 대한 문제까지도 우리사회가 갈등하고 분열되고 있으니 큰일이다.

중국은 고구려를 자국 역사의 일부라고 강변하고 있으며 일본은 침략을 침략으로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안보법을 통과시켜 평화주의를 버리고 있고 중국, 러시아, 북한, 일본이 대규모 열병식을 하는 등 군사강국임을 자랑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도 헤쳐나가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정치는 정치대로, 안보는 안보대로, 역사교육은 역사교육대로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검정 역사교과서 발행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국민적 분열을 해결 혹은 완화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 그러한 대안이 없이 검정 역사교과서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재고되어야 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조선상고사’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명저 ‘역사란 무엇인가’를 쓴 카(E. H. Carr)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했다. 제대로 된 역사를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개인이든 국가든 발전할 수 없고, 국가정체성 또한 바르게 세울 수 없다는 꾸짖음이다.

외교에서도 하나의 통일된 역사가 필요하며 분열된 역사관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미래의 한국의 주인인 청소년들에게 다양성과 함께 바른 역사인식을 심어 주어야 한다.

국민의 역사인식이 일정 범위 내에서 안정되는 단계까지는 국정제로 가는 것이 옳다고 주장해 본다.

한기택 <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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