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와 판소리
전북 정치와 판소리
  • 김항술
  • 승인 2015.09.20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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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류(三流)’라는 말은, 그저 스쳐 듣기만 해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사전에는 사물을 몇 부류로 나눌 때, 뛰어나지도 않고, 평범하지도 않은, 가장 낮은 단계를 삼류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치가 삼류라고 합니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수긍하기도 어렵지만, 딱히 부인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정치인은 여야 할 것 없이 서민을 위해, 지역을 위해 일한다는 데,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도 않고, 오히려 느는 것은 걱정뿐입니다.

최근에는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키로 했던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를 기금투자공사로 전환하고, 그 소재지를 서울에 두겠다는 내용으로 법안이 발의되어 우리 전북인에게 분노와 함께 큰 실망감을 주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통령 전북 공약사업이 임기 절반이 지나도록 타지역과 비교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언론의 지적도 있었습니다.

그 책임의 가장 큰 부분은 역할 부재의 새누리당입니다.

말 그대로 역할 부재입니다. 전북인에게 새누리당은, 우리와 상관없이 어디선가 잘살고 있다고 들은, 그래서 막연히 부러운 것도 있지만 그 뿐인, 우리에게 전혀 관심조차 없는 ‘먼 친척’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알고 계십니까? 그런 새누리당이 사실은 우리 곁에서 오랫동안 있어 왔고, 생각과 달리 무관심과 따돌림으로, 이제는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든 상태의 모습입니다.

벌써 30년 가까이 지역 정치권을 독점해온 특정정당은 매번 새누리당을 핑계로 도민의 지지와 사랑을 분에 넘치게 받고 있지만, 정작 무슨 일을 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여전히 잘할 수 있고, 잘해야 할 책임은 ‘정부와 여당 탓’뿐입니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은, 비단 잘 차려진 밥상에 있지 않습니다. 어떤 반찬이든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어야 하는 식습관에도 있습니다. 손이 잘 가지 않는 반찬이라도, 입에 맞지 않아도, 한 번쯤은 내 몸을 위해 수저를 들어야 합니다.

이렇게까지 짚어 봤는데도, 여전히 어떤 이유에서 인지 찜찜합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처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을 무기력하게 하고, 특정정당에게 무기한으로 무책임한 패권을 실어주며, 도민 여러분의 선택을 올가미처럼 옥죄고 있는 무엇인가가 존재하는 느낌입니다.

저는 그 무엇인가가 흔히 말하는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전북에서 상위 지식인층으로 표현되는 분들이, 장막에 가려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책임을 물을 수 없고, 또 이들은 누구에게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특정정당의 대선 패배가 전북인 모두의 패배가 되고, 지역발전을 숱하게 말하지만, 정작 일신의 안위만 좇는, 어쩌면 필자 또한 그 책임에서 비켜가기 어려워, 더욱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삼류 정치, 전북을 낙후와 희망 부재로 만든 가장 큰 책임은 바로 전북의 ‘오피니언 리더’에게 있습니다. 기득권에 안주한 리더, 책임에서 멀어진 리더로서는 전북의 미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필요에 따라 도민을 부르짖으며 선동하는 정치 또한 그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판소리처럼 청중과 화자가 함께 아우러지는 정치, 그리고 선택된 리더가 막중한 책임감으로 헌신 봉사하는 일류정치.

그런 일류정치를 위한 도민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과 실천하는 날을 한가위 보름달처럼 기다려 봅니다.

김항술<새누리당 전북도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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