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생명윤리 교육이 필요한가?
왜 생명윤리 교육이 필요한가?
  • 장선일
  • 승인 2015.09.2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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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도덕은 인간이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나가야 도(道)를 자신의 수양을 통해 내면적으로 자각하고 실천하는 개인적인 태도를 말하고, 윤리는 인간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마땅히 지켜야 할 행위의 규범으로 선과 악, 정과 사 그리고 도덕적 의무와 책임에 관계된 도덕의 총체적 규범으로 윤리는 도덕이 객관화된 사회적인 정신이며 규범인 것이다.

이러한 윤리적 개념이 인간만이 가지고 있을까?

생물학적 측면에서 볼 때, 개미와 벌과 같은 곤충에서부터 동물의 왕이라 불리 우는 사자에 이르기까지 그들만이 가진 사회적 질서가 있다. 생명의 가장 기본 단위인 세포(細胞)들도 미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 질서 정연한 자기역할과 조직적 역할을 다하는 질서가 있다. 그러므로 지구상에서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는 윤리적 개념이 인간만이 가지는 고유의 자산으로 볼 수 없다. 즉, 인간만의 개념으로 우리만 존중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생명체는 마땅히 존중을 받아야만 할 이유가 있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 자체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생명체에 대하여 소중히 여겨야 하는 새로운 윤리적 개념을 넓혀 나가야 할 것이다.

생명윤리(bioethics)는 생명을 뜻하는 바이오(Bio)와 윤리를 의미하는 에식스(Ethics)가 결합한 용어로 현대산업사회에서 생물학과 의학 그리고 이를 이용한 생명기술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살아있는 것과 죽음 사이의 경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단순히 생명과학의 윤리적 측면에서가 아닌 법률, 종교 그리고 철학 등 보다 넓은 의미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생명윤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생명윤리에 대한 고대의 기록을 보면, 함무라비 법전과 히포크라데스 사상의 의학윤리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권에서는 유교윤리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의료분야에서도 제한적으로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1950년대부터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 구조가 밝혀지면서 놀라운 속도로 생명공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회적으로 수많은 문제가 대두하면서 생명윤리에 대한 쟁점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생명윤리는 1980년대 생명공학시대가 열리면서 이와 관련된 윤리적 이해가 상충하면서 태동하여 먼저 의료분야에서 병원윤리강령, 의사윤리선언, 의사윤리강령, 한의사윤리강령, 간호사윤리 등이 강조되면서 의료법, 모자보건법 및 장기 등 이식에 대한 법이 제정되어 법적 수준으로 발전하였고, 생명공학과 관련된 범위까지 확대되어 2012년 2월 15일에 동물보호법이 시행됨에 따라 동물윤리위원회가 가동되었으며, 이어서 2014년 6월 19일에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어 동물 및 인간을 대상으로 하거나 인체유래물질을 활용하여 연구하고자 할 때 반드시 관련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만 한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생명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법률로 제정될 정도로 엄격하게 다루고 있는 실정이나 관련 분야의 연구자와 종사자들조차도 전반적인 측면에서 생명윤리에 대한 인식도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물며 일반인들에게 생명윤리에 대한 이해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확대하여 교육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생명윤리 교육을 확산해야 할까?

먼저 이릴 때부터 도덕적 양심을 알려 이해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실천해나갈 수 있는 윤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가정부터 학교에 이르기까지 윤리를 강조하여 교육하고 있지만, 흔히들 삼강오륜(三綱五倫)이 물구나무섰다라고들 말하고 있다. 경쟁구도가 심화한 물질만능 자본사회에서 개인적 도덕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일 게다. 그러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른들 스스로 반성하고 윤리도적 의식을 회복하여 자녀교육에 만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생명경시 풍조를 파악하고 바로잡아 인간 존엄성의 회복뿐만 아니라 이 땅에 사는 생명체의 존재가치를 존중할 수 있는 생명존중 건강사회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지 생명공학 기술과 관련된 생명윤리 인식이 아닌 보다 광범위한 측면에서 생명윤리교육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사랑과 성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해악, 가정에서 일어나는 학대, 직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우월적 행동으로 인한 직장윤리의 파괴 그리고 우월주의에 빠져든 사회정치지도자들의 망언 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되고 있어 이를 반성하고 생명의 존재 가치를 알고 지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 며칠 후면, 이 땅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덕분에 한해 중 가장 풍성한 한가위를 맞이할 것이다. 가족과 같이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우리에게 풍성한 결실을 가져다준 모든 생명체에 대한 고마움을 알고 그동안 경시되었던 잘못된 의식을 바로잡고 생명존중 건강사회 지향을 위해 우리 모두 노력을 다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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