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기차표 예매 전쟁
추석연휴 기차표 예매 전쟁
  • 기연우 기자
  • 승인 2015.09.0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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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구매하는 대합실 내부부터 전주역 입구까지 약 200여 명의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어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신상기 기자>

“자식들이 편히 내려올 수만 있다면 하루쯤 고생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다가오는 추석을 맞이해 기차표 예매 전쟁이 펼쳐졌다. 코레일 홈페이지를 통해 오전 6시부터 인터넷 예매가 시작됐고, 창구를 이용한 현장 예매는 오전 9시부터 가능해 전주역 내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졌다.

이날 오전 8시께 전주역 내에는 표를 구매하기 위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표를 구매하는 대합실 내부부터 전주역 입구까지 약 200여 명의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어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기다림에 지친 일부 시민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있거나 짧은 시간 짬을 내어 잠을 청하는 이들도 있었다.

역내에는 나이가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고 기차표 예매를 위해 팔에 붕대를 감고 아픈 몸을 이끌고 나온 병원복 차림의 남성도 볼 수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일반 표 구매를 위해 찾은 사람들에게 “새치기하지 말고 뒤에 가서 줄을 서라”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5년째 자식들을 위해 기차표 예매에 나선 열혈 주부도 있었다.

시민 김정순(59) 씨는 “새벽 2시부터 6시간째 잠도 못 이루고 이곳 대합실에서 날을 새웠다”며 “서울에 있는 자식들이 편히 내려올 수 있게 꼭 원하는 기차표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곳곳에 교복을 입은 10대 고등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올해 처음 현장예매에 나섰다는 링컨국제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문대은(18) 군은 “전남 광양에 계시는 부모님과 함께 추석을 보내기 위해 표를 구하러 나왔다”며 “인터넷 예매가 잘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선생님께 양해를 얻어 아침 일찍 나왔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9시가 가까워지자 대합실 내에 대기 중인 시민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혹시라도 자신들이 원하는 표를 구하지 못할까 목을 늘이빼고 창구 쪽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정각 9시가 되자 역무원들의 진행 아래 본격적인 현장예매가 시작되었다. 예매가 시작된 지 채 15분도 되지 않아 일부 노선이 매진되었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역내 대기 중인 일부 시민들은 아쉬움의 탄성을 내뱉으며 남은 입석표라도 얻기 위해 자리를 지켰다.

전주역 관계자는 “올해 설 명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현장 예매를 위해 이 곳을 찾았다”며“오늘 하루에만 약 200여 명의 시민들이 예매, 700여만 원 상당의 기차표가 팔려 나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레일 전북본부는 3일 오전 10시부터 인터넷이나 현장예매를 통해 남은 잔여석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연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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