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 남원 삼동굿놀이 즐기자
백중, 남원 삼동굿놀이 즐기자
  • 양준천 기자
  • 승인 2015.08.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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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동굿놀이 재연행사

▲너는 이승에서 삼동굿 놀이를 보았느냐?

남원시 보절면 괴양리에는 삼동굿 놀이와 관련해 전해오는 전설이 있다. 염라대왕이 저승에 온 사람들에게 꼭 묻는 말이 “너는 이승에서 삼동굿 놀이를 보았는냐?”하는 것이란다.

그래서 “네 보았습나다.”하면 “몇번이나 보았느냐?”하고 다시 묻고는 세번 이상 보았다고 하면 극락세계로 보내고 만약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대답하면 “그 좋은 굿을 한번도 못 보았다면 너는 필시 수전노나 노력하지 않은 게으름뱅이가 분명하니라”하면서 지옥으로 보낸다. 대체 삼동굿이 얼마나 좋은 굿이기에 이런 전설까지 전해오는 것일까?

▲ 삼동굿놀이 재연행사


▲음력 칠월 백중(百中)남원 보절에서 삼동굿놀이 재연

음력 칠월 백중(百中)을 맞은 28일 남원시 보절면 괴양리에서 삼동굿놀이보존위원회가 주관한 전통세시 풍속놀이인 삼동(三童)굿놀이가 재연된다.

괴양리 세 마을의 두레굿이 하나로 모여서 백중놀이를 즐기던 삼동(三童)굿이다.

괴양리의 합굿이 1982년 제23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전해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세 마을의 삼동(三童)이 세 무동(舞童)을 상징하는 삼동(三童)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풍수지리와 민속놀이가 결합된 독특한 비보풍수의 민속놀이

삼동굿 놀이를 언제부터 시작해 현재에 이르렀는지는 확실하진 않지만 공동체적 두레놀이로서 풍수지리적으로 괴양리 동쪽 약산이 지네의 형국이어서 이를 방비하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고려 후기부터 지네를 밟아주고 자손의 무병과 입신출세를 기원하는 삼동굿의 풍속이 생겼다고 전한다.

풍년농사를 기원하고 주민화합을 다지는 남원지역의 대표적인 민속놀이인 이 행사는 당산제를 시작으로 기세배와 당산굿, 지네밟기 등의 삼동굿놀이 재연과 주민화합행사 등 다채롭게 진행된다.

괴양리의 양촌·음촌·개신 3개 마을 주민이 참가해 광장에 모인 굿패는 먼저 아이들의 무병장수와 입신출세를 기원하는 삼동서기와 마을의 풍년과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지네밟기를 한다.

삼동서기는 흥겨운 풍물소리와 함께 시작하는데 남자아이 무동(舞童) 3명을 선출해 출산(出産)과정, 성정(性情)과정, 입신출세(立身出世)과정, 지네밟기의 4단계로 진행된다.


출신과정은 산모역이 아기를 분만하는 행위를 하고 성정과정은 젖먹이의 시늉과 고난 극복을 상징하는 놀이를 한다.

그리고 입신출세 과정에서는 액을 풀고 등과(登科)했음을 표현하는 놀이를 전개한다.

한 아이는 무관이 되고 한 아이는 과거에 급제하며 문관이 되는 과정이 끝나면 지네밝기를 하는데 세 마을에서 동원된 부녀자들은 한줄이 돼 앞사람의 허리를 잡고 업드려서 마치 지네가 기어가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삼동들은 이러한 부녀자의 등 위로 올라가 밟아줌으로써 명당을 침범한 지네를 마을 밖으로 몰아내는 것이다.


▲삼동굿놀이의 보존과 전승

삼동굿놀이는 1982년 전국 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고 2001년에는 지역사회 특성화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바 있을 정도로 그 우수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특히 생명탄생과 함께 성장과정, 입신출세까지의 상황이 묘사되는 게 큰 특징으로 마을 주민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 당산제는 마을의 번영과 마을주민의 안녕을 위해 일심단결해 나쁜 귀신을 쫓아낸다는 축사기복(逐邪祈福)의 정성을 담고 있으며 한해 농사일에 수고한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술과 음식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적 두레놀이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괴양리 사람들은 스스로를 전통 민속놀이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의미에서 전통문화의 파수꾼으로 자부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고령화와 이농현상으로 삼동굿 놀이의 보존과 전승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전국적으로도 매우 유명하고 가치있는 문화자원을 이제는 행정차원에서 삼동굿 놀이를 문화재로 지정해 기능 보유자들이 작고하기 전에 보존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남원=양준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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