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의 정치학과 청년들의 부적(符籍)
욕심의 정치학과 청년들의 부적(符籍)
  • 한기택
  • 승인 2015.08.20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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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단념자 48만 7천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이 문제이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현재 ‘3 대 1’까지 허용돼 있는 선거구 인구편차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인구편차를 ‘2 대 1’ 이하로 조정하라고 하자,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현행 지역구 246석을 유지하면서 비례대표를 지역구의 절반인 123명으로 하여 의원 정수를 369명으로 늘리자고 주장하고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정수를 현재의 300석보다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며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하였다. 일단 의석수를 300명으로 합의를 이루었지만 복잡한 의석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난 5~11일 모 일간지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1,941명 중 1,900명(98%)은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면 안 된다.’고 투표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혁신은 의원 수와 공천에 대한 혁신보다 잘사는 복지국가를 위한 미래지향적인 혁신이다.

미국의 신학자 제임스 클라크는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만,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고 했다. 지금이 바로 의원들 스스로 금배지에만 관심 있는 ‘정치꾼’이 될지, 한국 사회의 미래를 고민하는 ‘정치인’이 될지 되돌아볼 시점이다.

인도의 전 대통령 압둘 칼람이 퇴임 시에 “들어올 때처럼 작은 옷가방 두 개 들고 나갈 겁니다.”라는 ‘퇴임의 변’이 10억 인도인의 심금을 울렸다. 인도 정보기술(IT) 산업의 토대를 마련하고 국가 현대화를 주도했던 그는 부귀나 명예를 추구하지 않았고 ‘막후 실세’로 남겠다는 욕심도 없었다. 국민들의 박수 속에 대통령직을 떠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한다.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자기만, 자기 당만을 생각하는 욕심의 정치학을 버리고 후손들에게 잘사는 자랑스런 코리아를 넘겨줄 수 있는 혁신안을 내 놓아야 한다.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필요한 연간 소요 경비 7억 원을 반으로 줄이고 국회의원들의 특권도 반으로 내려놓는 비용으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혁신안을 내 놓는다면 청년들을 비롯한 국민 모두가 박수를 보낼 것이다.

내년부터 대기업의 정년이 60세로 늘어나고, 2017년부터 60세 정년이 의무화되는 중소기업에서는 퇴직자가 2016년 17만5,000명에서 2017년 3만8,000명, 2018년 4만 명으로 급감할 전망이라고 하니 청년들의 취업에 대재앙(大災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에 수십만 원짜리 취업 부적(符籍), 합격 부적(符籍)이 온·오프라인에서 팔리고 있다고 하며, ‘취업 성형’ ‘관상 성형’이 바람을 타고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주인공이며 단군 이래 가장 똑똑한 글로벌 세대라는 한국의 20대가 미신과 성형 유혹에 휘둘리는 걸 보니 가슴이 아프다.

지금 국가 경제는 장기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올해 경제성장이 2%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있으며 그리스 사태로 촉발된 유럽의 위기는 현재 중국의 위기로 이어지고 다음 차례는 어디인가 걱정하고 있다.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구직 단념자가 48만 7천명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조사 발표한 자료를 보면 대학을 졸업한 청년의 절반(51.1%)이 부모에게 의존하며 경제적 지원을 받는 ‘캥거루족’으로 집계되고 있는 어려운 실정이다.

요즈음 청년들의 슬픈 자화상을 대변하는 ‘3포(三抛) 세대-취업, 결혼, 출산포기’, 여기에 주택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한 5포(五抛) 세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희망과 꿈마저 포기한 ‘7포(七抛) 세대’라는 말까지 나오는 지경인데, 의원들의 비리와 자녀들의 취업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서 청년들의 좌절감이 더해지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강력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하였으며, 임금피크제 도입 등으로 세대간 일자리를 나누고 노동시장을 개혁해 나가겠다고 하였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절박한 청년실업 문제는 정부와 기업, 기업과 학교, 노와 사, 부모와 자식이 힘과 지혜를 모으고 격려하면서 풀어 가야 할 시대적 과제이며 청년 취업에 대한 패러다임의 대 변환과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한기택<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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