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전북, 중장년층 노후대책이 없다
늙어가는 전북, 중장년층 노후대책이 없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5.08.16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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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내 모 대기업의 해외 법인을 10년간 이끈 프랑스 출신의 한 기업인은 ‘한국인은 미쳤다’라고 표현했다.

하루 10시간 이상의 일 중독과 종속관계가 심한 상하관계의 기업문화 등에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그만큼 한국인의 바쁘고 고달픈 삶이 외국인의 눈을 통해 비친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민족으로 인식되며 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중장년층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에 전북 중장년층의 안락한 노후를 위해 ‘인생 재설계 컨설팅 사업’(가칭) 을 도입하고 중장년층의 재취업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북발전연구원(원장 강현직)은 최근 정책브리프 1호를 통해 ‘전라북도 중장년층의 삶,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다’에서 베이비붐과 2차 베이비붐 세대의 현황을 진단하고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중장년층 삶의 만족도는?

전후 1955년부터 1963년까지 출생한 세대를 1차 베이비붐 세대, 1968년부터 1974년까지 출생한 세대를 2차 베이비붐 세대로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1차 베이비붐 세대는 정년으로 은퇴생활에 돌입했고 2차 베이비붐 세대는 40세 이상으로 경제를 이끌어 가는 연령층이다.

전북도의 중장년층은 총 59만6천178명으로 전북 인구(187만1천560명)의 31.9%를 차지했으며 84%가 시 지역에 거주하여 시 거주 비율이 높았다. 중장년층의 소득은 100만원~200만원이 31.9%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200만원~300만원 26.6%, 300만원~400만원 14.8% 순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생활비는 100만원~200만원이 55.5%로 절반을 넘었으며, 300만원이상 25.3%, 100만원 미만 19.3% 순으로 조사됐다.

중장년층은 삶에 대한 만족도 가운데 가정생활이 10점 만점에 평균 6.79점으로 가장 높았고, 전반적 행복상태 6.64점, 친지 친구와의 관계 6.57점, 건강상태 6.45점, 사회생활 6.44점, 재정상태 5.44점 순으로 나타났다.

 
▲도내 중장년층 10명 중 6명은 노후준비 꿈도 못 꿔

‘2014년 전라북도 사회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이강진 연구위원(창조경제산업연구부)의 정책브리프에 따르면 도내 중장년층의 69.5%가 노후를 준비하고 있으나 국민연금을 통한 준비가 49.8%에 달해 연금수령액이 기초생활비에도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 준비는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준비를 하지 못하는 중장년층(30.5%)의 61.3%는 노후준비에 대해 생각은 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준비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노년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전북도 중장년층은 소득에 비해 생활비 지출이 많고 교육비 지출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저축 여력은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중장년층 중 저축을 하지 못하는 가계는 26.5%에 달하고 50만원 미만 저축하는 가계가 34.5%로 나타났으며 가계소득 200만원 미만은 83.0%가 저축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개인파산까지 우려

중장년층의 57.0%가 가계부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가계부채의 주요인은 주택자금 마련(38.4%)이었으며 부채규모는 5천만원이상(22.6%)이 가장 많았다. 계속되는 전세가격의 급등으로 주택에 대한 수요 증가와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여유자금이 부족해짐에 따라 가계부채가 늘어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져 여유자금부족(18.5%)으로 인한 부채는 미래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쳐 과도할 경우 개인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됐다.

 
▲이제는 인생의 재설계가 필요

전발연은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함에 따라 은퇴 후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인생 재설계 컨설팅 사업(가칭)’을 도입해야 하며 중장년층의 재취업 지원서비스도 강화해 10년 정도 일할 수 있는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기적인 재설계 컨설팅과 중장기적 차원에서 중장년의 재취업서비스 강화와 같은 일자리 정책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서 추진하는 중장년 일자리 연계사업의 확대와 센터기능의 강화, 그리고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일자리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비붐 세대(중장년층)에 대한 정책발굴을 도 전체의 고령화사회로의 전이라는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고령화사회 대책 수립을 위한 실무 전담부서 설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초고령사회로의 전이는 인구구조 뿐 아니라 경제·사회구조를 바꿀 것이므로 개별정책으로는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범 부처 간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강진 연구위원은 “중장년층은 사회·경제를 이끌어가는 집단으로 인구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으로 진입함에 따라 경제 및 사회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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