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전라북도 신재생에너지 정책
기후변화와 전라북도 신재생에너지 정책
  • 김진태
  • 승인 2015.08.10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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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다. 폭염특보가 연일 이어지면서 전국이 찜통으로 변한 듯 하다. 온열병으로 사망하거나 입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근래 유럽과 남미에서 무더위로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는 보도를 접한 바 있는데 이제는 딴 나라 얘기가 아니다. 일상적으로 더웠던 여름을 추억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에게조차 이제는 무척이나 생소하고 위험스런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흔히 온실효과에 의한 기후변화로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잦은 태풍, 여름의 무더위, 집중호우 그리고 한겨울의 온난한 날씨를 거론한다. 소양강댐의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저수량이 줄고, 갈라진 논에서 대통령까지 물호스를 잡고 있는 사진이 보도될 정도로 금년 상반기 강원도 일대를 비롯한 중부지방에 가뭄이 심각했다.  

  더워지면 으레 시원한 것이나 장소를 찾게 된다. 그늘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주변 풍경이나 여유를 즐기는 자체가 이미 훌륭한 피서가 되는 셈이다. 그런데 자연이 만들어주는 피서도 있지만 인위적인 피서가 이미 대중화된 것 같다. 에어컨바람을 마주하며 업무를 보고 최소 선풍기 바람이라도 쐬어야 그나마 더위를 견딜 수 있으니 말이다. 녹색지역이 감소하고 온도를 조절해 주는 물길이나 하천의 모습이 변한 탓에 그저 높이 솟아오른 건물의 내부를 시원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냉방기기 가동외에는 별다른 수단이 없는 것이다. 2011년 9월 늦더위 탓에 폭증하는 전기수요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블랙아웃이 발생하여 에너지 심각성을 깨닫게 해 준일 발생했었다. 이후 전력생산을 위한 대책이 부산스럽게 마련되고 결국 건설중인 원자력발전소 5기외 6기, 화력발전소 15기를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확정되었다.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감안해서 미리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길 내용이 될 것이다. 지금처럼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도 예비전력사용을 검토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충분한 전력이 공급된다면 추가로 건설될 전력시설에 대한 효용성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나마 가정용과 산업용 전력요금의 현실화를 주장하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는 터에 무조건적인 전력생산 시설확충은 두고두고 부담이 될 여지가 높다. 이는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65%가 찬성하면서 자기부담이 늘더라도 전기생산 시설 확충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다수라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전라북도와 인접한 전라남도 영광에도 6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엄청난 열을 식히느라 따뜻해진 바닷물이 고창인근 해역으로 배수됨으로써 연안어장의 황폐화를 초래한 원인이 원전이라고 믿는 주민들의 불신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후쿠시마원전사고이후 방사능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일본산 수입수산물과 농산물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고창군민을 비롯한 인근 지역주민들이 원전주변 3~5㎞의 예방적보호조치구역이나 30㎞까지의 긴급보호조치계획구역 설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생존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민의 안전을 위해 전라북도를 비롯한 행정당국의 관심과 노력이 뒤따르는 것도 그 이유이기도 하다. 원전의 순기능도 있지만 원전사고 발생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는 것은 이미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례를 통해 충분히 경험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만의 하나에 대한 경우에 대비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침이 없다.  

  전라북도가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 분야의 선도적인 역할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추가공급 전력계획 에너지원 대체역할을 무난히 할 수 있어야 하고 국내 최대 태양광, 풍력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기지가 될 새만금지역을 감안한 체계적이고 장기적 차원의 접근이 요구된다. 전라북도가 한국속의 한국, 생동하는 지역이 되려면 남보다는 조금 다르고 특별난 부분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갈수록 무더워지는 여름을 안전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전라북도가 되고 연중 국내·외 관광객이 넘치게 될 것이다. 청정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안전하고 청정한 전라북도가 탄소산업과 MICE 분야의 선두가 되는 게 그저 꿈만은 아니다.

  김진태 /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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