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도덕적 해이는 파멸을 부른다
국가의 도덕적 해이는 파멸을 부른다
  • 김판용
  • 승인 2015.08.06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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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20세기 들어 미국에게 빼앗긴 세계 경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하나로 뭉쳐 유럽연합(EU)을 만들었고, 단일 통화로 유로를 쓰고 있다. 이 국가들의 연합이 바로 유로존이다. 현재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총 17개국이 가입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영국이 가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유로존에 대한 문제가 뜨겁다. 문제는 그리스가 국가 부도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유로존에서 탈퇴하느냐 마느냐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그리스가 이렇게 된 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그리스 정부의 도덕적 해이이다. 그리스는 유로존 은행에서 저렴한 이자로 돈을 빌려 공무원 월급을 2배 이상 올리고 5만 명의 공무원을 더 뽑는 등 재정을 펑펑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허리끈을 졸라매기는커녕 돈을 빌려서 씀씀이를 늘렸다.

둘째, 국민들의 탈세도 문제였다. 부자와 사회 권력자들의 엄청난 금액의 탈세를 보며 국민들은 정직하게 세금을 내면 바보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국민 대다수도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 왜 그리스 정부는 거액의 탈세자들을 잡는 등 탈세를 막을 노력을 하지 않았던 걸까? 탈세로 인한 세금수입이 적은 것도 국가재정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되었던 것 같다.

셋째, 유로존의 불완전함에 있다. 그리스의 화폐가치는 유로화보다 낮다. 예를 들어 독일 화폐가치가 3이라면 그리스 화폐가치는 1인데, 이 중간에 2의 가치를 가진 화폐를 만들어 함께 쓰기로 한 것이다. 독일은 자기 화폐가치보다 더 싼 유로화를 쓰게 되니 물건을 싸게 파는 셈이 되어 수출이 늘었지만, 그리스는 물건을 비싸게 파는 셈이 되어 수출이 줄어들게 되었다.

이런 결과로 그리스는 2009년 말 GDP대비 국가 부채가 130%로 디폴트 위기에 처해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5년 동안 유로존이 요구한 긴축재정과 구조조정을 해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포풀리즘에 젖어 있다가 이 상황에 이른 것이다. 정부의 도덕적 해이는 폐망에 으르게 됨을 보인 것이다.


금구중 1년 김현명

<강평> 그리스의 재정난을 바탕으로 국가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한 글이다. 중학교 1학년이 다루기에는 다소 어려운 문제를 비교적 평이한 문장으로 정리한 점이 돋보인다. 논술은 자신의 주장을 쓰는 것이기에 먼저 쉬운 말로 써야 한다. 쉽지 않으면 상대가 이해하기도 어렵고, 또 자기가 써놓고도 무슨 말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현명 학생의 글은 어려운 내용을 쉽게 썼다는 점에서 칭찬해주고 싶다.

김판용(시인·금구초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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