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Coffee)의 경제학(經濟學)
커피(Coffee)의 경제학(經濟學)
  • 황의영
  • 승인 2015.08.05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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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에 나가면 한 집 건너 한 집이 커피집이다. 헤럴드경제(2015. 2.26자)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커피집이 2만 개소가 넘는다고 한다. 가히 커피집 홍수가 났다. 점심때 거리에서 커피가 담긴 커다란 종이컵을 들고 다니는 젊은이들을 자주 본다. 대부분 식당에서는 자판기를 설치해 놓고 식후에 손님들에게 커피를 무료로 서비스해준다. 가정집을 방문하거나 기업 등에 손님으로 가면 특별히 다른 차를 주문하지 않으면 으레 커피를 내온다. 농촌에서 놉을 얻어 일할 때도 커피를 내는 것은 기본이다. 외국에 여행을 나갈 때도 커피믹스는 필수 준비물이 됐다. 커피가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다. 우리 식생활에서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커피 13만3천7백 톤을 수입하고 5억2,730만 달러를 지불했다. 국가 전체 수입액 5,255억15백만 달러 대비 0.1%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돈을 커피를 마시는 데 썼다. 국내 커피시장 규모가 1조 6천억 원이라니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됐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커피소비량은 2013년에 3.38kg인데 2008년 2.9kg대비 17% 증가했다. 이는 1주일에 12.3회, 하루에 1.7잔을 마신 결과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도 많은 것을 감안하면 커피 애호가들은 통계치보다 훨씬 더 많은 량의 커피를 마신다고 봐야 할 것이다. 2012년 ICO(국제커피협회,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에 의하면 국민 1인당 커피 소비량이 핀란드가 12kg으로 제일 높고, 2위 노르웨이 9.9kg, 3위 아이슬란드 8.7kg, 4위 덴마크 8.4kg, 5위 스웨덴 8.2kg 등 1위에서 5위까지 모두 북유럽 나라들이다. 추운 나라에서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데 그 이유는 추위를 이기려 따뜻한 커피를 물처럼 많이 마신다고 한다. 세계적으로도 매년 커피 소비량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에서 차지하는 커피의 비중도 점점 더 높아가고 있다.

커피는 독특한 풍미를 가진 갈색에 가까운 기호음료다. 커피나무 열매(Cherry)속의 씨앗(생두, Green Bean)을 볶고(원두, Coffee Bean) 물을 이용하여 그 성분을 추출하여 만든다. 어원은 아랍어인 카파(Caffa)로 ‘힘’을 뜻하며, 에티오피아의 산악지역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는 1896년 아관파천으로 고종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 때, 초대 공사 웨베르(Karl Ivanobichi weber, 1841~1910)의 처형인 손탁(Antoniette Sotag, 1854~1925)으로부터 커피를 접한 후 커피 애호가가 됐다고 한다. 이후 1902년 손탁호텔(Sontag Hotel) 안에 ‘정동구락부’라는 최초의 다방이 생겼고, 한국전쟁을 계기로 미군을 통해 인스탄트 커피가 일반인들에게 유통되기 시작했다. 커피나무는 남위 25도 북위 25도 사이 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이를 커피존(Coffee Zone), 커피벨트(Coffee Belt)라고 한다. 주요 생산국은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인디아, 페루,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멕시코, 온두라스 등으로 중남미와 아시아에 분포돼 있다. 세계3대 커피는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Blue Mountain’), 하와이의 ‘코나(Kona)’, 예멘의 ‘모카(Mocha)’ 커피다. 커피 메뉴에는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카페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카페 비엔나, 카페 모카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커피에는 카페인이 함유돼있다. 적정량의 카페인 섭취는 각성효과로 집중도와 지구력을 높여주고 글루타민산과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시켜 뇌, 신장, 근육 등의 기관 활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불면증, 두통, 신경과민, 불안감 등의 증세가 발생하기도 한다. 커피를 마시면 암 발생과 전이를 억제하고 다이어트와 담석 예방에 도움을 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리게 하고 항산화와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최근에 알려지고 있다.

커피를 마시면 건강에 좋은지 나쁜지 명확하진 않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국민들이 가장 자주, 가장 많이 섭취하는 음식이 커피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커피의 익해(益害) 논란을 떠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 할지라도 많이 먹어 탈이라도 난다면 먹지 않으니 만 못할 것이다. 커피가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하더라도 신체적으로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절히 마시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신 우리 농산물로 만든 인삼차, 대추차, 유자차, 녹차, 율무차, 둥굴레차 등의 우리 차를 자주 마심으로써 건강도 챙기고 커피 수입으로 인한 소중한 외화도 절약하고 농사를 짓는 우리 농업인도 돕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거둘 것이다. 다만 커피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황의영<전북대학교 무역학과 강의전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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