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전주시의회가 ‘종합경기장 이전 및 복합단지 개발사업 변경계획 동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에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이러한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 물론 앞으로 과제가 많다. 행정절차의 문제나 예산 확보의 문제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정은 상당히 큰 의미를 주고 있다.
첫째, 도시개발과 지역발전의 방향 전환의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다. 전주시의 도시개발사업을 보면 참담하다. 아중리, 전주역, 중화산동, 서부신시가지를 둘러보면 복잡한 말이 필요 없다. 상업지역(유흥가) 만들고 아파트 짓고, 그쪽으로 상권이 이동하면 또 다른 곳에 유흥주점과 러브호텔 짓고 아파트 짓고를 반복해왔다. 누가 서부신시가지를 ‘명품도시’라고 했는지 참으로 염치없는 사람이다. 특색도 없는 무분별한 도시 확장이 가져온 결과는 구도심 공동화, 상권의 잦은 이동과 몰락, 부동산값 상승, 도시열섬 심화, 버스 등 대중교통 불편 심화 등이다. 한마디로 전주시가 기획부동산 역할을 해온 것과 다름이 없다.
이러한 무분별한 개발은 전국적인 부동산개발 열풍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 지역의 낙후와 소외정서가 부른 개발환상이 한몫을 했다고 본다. 개발 그 자체를 흑백논리로 보고 싶지 않다. 다만, 낙후와 소외 정서가 개발 열풍과 더해져 우리의 도시를, 우리의 삶터를 어떻게 개발하고 만들어 갈 것인지 논의가 충분치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종합경기장 개발 변경이 ‘도시재생’ ‘생태도시’라는 도시발전 전략으로의 전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둘째, 전임자의 정책변경에 따른 정치적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김완주 전지사의 경전철 사업을 송하진 전시장이 폐기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정책 변경은 전임자에게도 후임자에게도 불편하고도 곤란한 일이다. 더구나 전임시장이 도지사로 재임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더더욱 그렇다. 송하진 당시 전주시장께 경전철을 포기한 것은 정말 잘하신 일이라 말씀드린 일이 있다. 이미 다른 지역 사례에서 보듯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경전철은 긴말이 필요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번 사업변경으로 정치적 갈등을 키울 것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한 협력으로 만들어낼 대승적인 리더십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셋째, 대기업 쇼핑몰 입점에 속수무책이었던 지역 중·소상인에게 용기가 되고 타 지방자체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그동안 수많은 민자사업을 진행해왔다. 민간자본의 사회적 투자활성화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민자사업은 지방재정을 옥죄는 골칫덩이가 되어버렸다. 지방의 재정 상태, 부채상환 능력, 사업의 효과를 따져서 민자사업을 결정하기보다는 자치단체장의 공약사업을 조기에 이행하기 위해 졸속으로 결정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은 대형쇼핑몰을 불러들여 지역상권을 초토화하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대책 없이 진행되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안타까운 일은 군산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군산페이퍼코리아 공장이전과 부지개발 사업에 롯데쇼핑을 불러들인 것이다. 공장이전은 동군산지역의 숙원사업이고 반드시 실현되어야 마땅하다. 다만, 롯데쇼핑을 불러들인 군산시의 선택이 과연 최선인가? 지역상권에 미칠 영향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등 사전 조치가 충분했는지, 6천여세대의 아파트 건설로 인한 군산지역 구도심 공동화와 재개발 재건축 등 지역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 등은 또 얼마나 고려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주의 사례를 통해 군산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를 생각해 볼 일이다.
김남규<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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