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을 흔들지 말라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을 흔들지 말라
  • 송성환
  • 승인 2015.08.03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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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5월, 정부는 LH통합본사를 진주혁신도시로 내려보냈다. 그리고 전북 도민의 박탈감과 절망감을 달래기 위해 舊토지개발공사 몫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북이전을 확정하였다. 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당위적 역설은 물론이고 여야 정치권에서도 국가계획으로 합의해 내년 9월이면 760억을 들인 사옥이 혁신도시에 완공된다.

 그런데 일부에서 이 공고화된 계획을 끊임없이 흔들어대고 있다. 2013년 공단에서는 ‘기금운용본부 보상체계 및 직무관리 개선 컨설팅’ 용역을 삼정 KPMG에 의뢰, 제1안으로 서울사무소 설치를, 제2안으로 현 국민연금 강남회관 2개 층에 스마트 워크 센터를 설치·운영하도록 하는 안을 제시해 제2안이 내부수용성을 높이고 손실을 최소화한다며 최적안이라고 들이댔다.

 결국 제1안이든 제2안이든 기금운용본부를 이원화 시켜 핵심조직을 수도권에 남겨놓자는 얘긴데, 거시적으로 보면 기능분산에 따른 이원화가 가져오는 궁극적 효과는 무엇이고, 균형발전에 역행하자는 주장이 가져오는 이득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어쨌건 이 갑론을박 과정들을 보며 전북도민들은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이 무산될까 노심초사했고 의회에서는 건의문을 발송하는 등 각계각층에서 역량을 결집했었다.

 이 바람은 잠시 멈추었지만 또다시 보건복지부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기금운용본부를 현행 국민연금관리공단 소속에서 복지부 소속 기금공사로 변경하기 위해 보건사회연구원에 연구를 의뢰했다.

 전북의 눈치를 보며 차일피일 미루는 듯 하더니 이번에는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을 등에 업고 급기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설치 법률안을 발의했다. 발의된 법률안에는 국무총리산하의 국민연금기금투자공사로 독립시키고 제22조에서는 서울특별시를 소재지로 한다는 내용까지 들어있다. 이 조항은 얼마 전 서울시가 기금운용본부 서울사무소의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유치를 추진했던 사안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 서울시는 금융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중심지인 여의도에 서울사무소 설치 의향을 타진하고 있으며 지난달 국민연금 측과 만나 IFC에 5년 계약 임대료를 20~30% 할인하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전해진바 있다. 일관성있는 치밀한 계획이다.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국민연금법’에 따라 소재지를 전북으로 한다는 조항만 믿고 있다가 새 법률안 발의로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국민연금기금투자공사로 독립시켜 기금운용위원회의 조직위상을 강화하고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수익률을 지금보다 높이려면 위험자산 투자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서 결국 투자손실 우려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국민의 노후연금자산을 놓고 베팅을 하길 바라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있는지, 또 투자손실로 인한 책임을 누구에게 지울 수 있을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도 공론화시키지 않은 채, 일부 국회의원들이 총선을 앞두고 공사설립부터 운운하고 있는 것은 절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전북은 그동안 기금운용본부 전북시대를 준비해왔다. 500조원을 운용하는 기구를 맞아 ‘특화 금융도시’를 건설해보고자 조직을 신설해 금융산업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왔다. 농업금융, 식품금융, 탄소금융 등 구체적인 플랜을 유도하였고, 전문인력양성을 서둘러왔다.

 새로 발의된 법안은 앞뒤 상황, 이유여하 불문하고 급조된, 논의조차 되어서는 안 될 총선용 법률이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대명제 하에서 추진된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북 동반이전은 현 정부의 약속이다. 국민연금공단에서 기금운용본부가 빠진다면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고 있는 지역발전위원회나 국토부가 승인한 지방이전계획을 무력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북이 꿈꾸어온 금융허브로의 도약은 기금운용본부 동반이전과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기에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전북이전은 더 이상 미루거나 양보 될 수 없는 전북의 현안이다. 그리고 임기 4년 선출직 의원인 본인이 한결같이 주장해온 간절한 숙원이기도 하다.

  송성환 도의원(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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