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삽도 뜨지 못한 군산전북대병원 건립
첫 삽도 뜨지 못한 군산전북대병원 건립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5.07.30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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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지만 냉혹한 세상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더욱 두드러진다.

 예기치 못한 사고나 사건 발생 때 인명 구조에 필요한 금쪽같은 시간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바람에 고귀한 생명을 잃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게다가 타지역으로 유출되는 막대한 의료비는 지역 경제를 소리없이 골병들게 하고 있다.

 ‘군산 전북대병원’은 이런 연장 선상에서 지난 2010년 출발했고 추진중이다. 그런데 수년째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군산전북대 병원 건립 어떤 의미를 담고 있고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군산전북대병원 = 군산시 옥산면 당북리 692번지 일원(백석제) 10만3천286㎡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로 500병상 이상을 갖춘 종합의료시설 신축이다. 오는 2019년 개원을 목표로 전북대 1천720억원, 국비 583억원, 시비 260억원 등 총 2천56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응급의료센터와 심뇌혈관센터, 외상센터, 암센터, 호흡기센터, 소화기 센터, 내분비 대사센터, 모자보건센터, 재활센터를 비롯해 검진 및 예방센터 2개, 일반 진료과 11개, 수술실 6개, 중환자 병실 등이 들어선다.

 #군산전북대병원 건립 필요한가 = 군산에서 도내 익산과 전주 대학병원까지 거리는 30~50km다. 심뇌혈관 질환 등 중증 환자, 산업 재해 등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곤란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또한, 중증도가 높은 응급환자 사망률이 전국 평균을 상회한 데다 해마다 상급 종합병원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시민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도 인구 10만명 당 질병에 의한 사망률은 전국 평균 465.3명인데 군산은 550.7명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별 의료이용통계’에 따르면 군산에서 타지역으로 유출된 환자 수와 진료비는 2013년 말 기준으로 각각 9만9천676명·1천186억원에 달한다.

 군산전북대병원은 ‘시민의 생명권’과 ‘지역경제’사수라는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 군산과 인구나 재정 규모가 비슷한 다른 지역 사정은? =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인구가 32만7천명인 강원도 원주시는 1천개 병상을 갖춘 연세대원주기독병원이 운영중에 있다.

경남 진주시(34만여 명)는 경상대학교 병원 (1천9개 병상), 양산시(29만2천여명)는 부산대학교병원(1천10개 병상), 춘천시(27만 5천여명)는 강원대학교 병원(570개 병상)·한림대 성심병원(829개 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민국 미래의 심장 새만금 중심도시라는 군산시의 초라한 현주소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 군산전북대 병원 건립 왜 더디나 = 군산전북대병원은 지난 2012년 8월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고 기획재정부 사업 선정으로 올해까지 국비 132억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부지 선정 과정과 병원 예정지에 대한 생태 보전 논란이 일면서 3년째 원점을 맴돌고 있다.

일부 시민 단체들은 부지 선정과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독미나리를 비롯한 다양한 동식물 보호 등을 이유로 병원 건립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군산시는 백석제 부지 선정 불가피성을 강조한다.

군산의료원 430개 병상과 연계할 수 있는 근접거리(3km), 새만금, 산업단지, 김제·부안, 충남 서천·보령 등 인접지역과 접근성 양호, 대규모 단일 소유부지, 농업기반시설 폐지, 낮은 지가 등을 손꼽고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 주장하는 부지 이전은 군산의료원 인근 3만평 규모의 단일부지 확보 어려움과 대규모 사유지 선정 시 매입비 증가 및 토지수용 기간 소요, 지역민 갈등 등으로 최소 3~5년 기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현재 새만금지방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보완 요구로 추가용역이 실시중에 있어 결과가 나오는 오는 9월 22일 이후에나 구체적인 로드맵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단 하나 분명한 것은 올해 안 군산전북대병원 건립 첫 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복수의 군산시민들은 “병원 건립을 놓고 지역에 갈등이 조장되거나 화합을 해쳐서는 안된다”며 “시민 대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속히 매듭될 수 있도록 군산시와 시 의회 등 지도층 인사들이 발벗고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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