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보다 더 힘든 군 입대
대학입시보다 더 힘든 군 입대
  • 기연우 기자
  • 승인 2015.07.28 1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발 군대 좀 보내주세요”

경기침체와 취업난이 심각해 지면서 군에 입대하고 싶어하는 젊은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제때 가지 못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군입대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대학입시’보다 더 힘든 ‘입대고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한 전쟁이 빚어지고 있다.

이 같은 입대 전쟁은 군에 가고 싶어하는 지원자들은 증가한 반면 모집 인원은 2만 명 정도 줄어들면서 입대를 통과하기 위한 관문이 좁아져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92년을 전후해 군 입대를 앞둔 91년생부터 95년생 남성들이 다른 해보다도 많은 것도 또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주병무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북권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군입대 지원자 수가 14,852명 중 2,591명이 입대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18,290명이 지원해 단 2,466명만이 입대에 성공했다. 지원자 5명 중 1명만이 입대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입영 대상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학생 이모(20) 씨는 “군대 가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이 씨는 “1학기를 마치고 휴학했지만 몇 개월째 입대 날짜만 기다리다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며 “어차피 군에 가야할 거 빨리 다녀와서 학교 졸업하고 취업준비에 몰두하고 싶은데 군 입대조차 뜻대로 안 돼 답답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이 씨와 같이 입대를 기다리는 대기 인원이 올해만 5만2,000여 명, 내년에는 7만6,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군입대를 서두르는 이유는 복학과 취업에 유리한 시기에 입대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병무청 홈페이지에도 군대에 보내달라는 젊은 청년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병무청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입대지원자 중 한 명은 “휴학기간도 곧 끝나가는데 현역1급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군에 못가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며 “ 집에서는 계속 눈치만 보이고 지금껏 해병대 5번, 육군 2번, 공군 2번, 해군 1번 등 총 10번을 지원해 면접까지 봤지만 헛된 시간만 계속 보내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군 전역 직후 바로 복학이 가능한 입대시기에 지원하려는 경향이 많아 본인이 원하는 때에 입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군 입대지원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 9,300명의 현역병을 추가 입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기연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