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운영 준비 서둘러야
자유학기제 운영 준비 서둘러야
  • 박세훈
  • 승인 2015.07.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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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완주군의 용진중학교 학생 몇 명이 학부모와 같이 필자의 연구실을 방문하였다. 중학생의 필자 연구실 방문은 처음으로 기억된다. 그것도 장래의 직업 선택과 관련하여 고견을 듣고자 방문한 것이어서 더욱 반가웠다. 마침 우리 대학에서 고교생을 상대로 한 학과탐방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어서 학교가 조금은 어수선했지만, 선배들이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학과에 대해 정보를 얻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기 때문에 이들 중학생 학교방문의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그 학교는 군의 지원을 받아 작년부터 진로직업체험 프로젝트를 운영해오고 있었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자치단체와 학교의 바람직한 협력관계를 보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그런 점에서 군의 위탁을 받아 지자체와 단위학교간의 가교 역할을 모범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완주군 교육통합지원센터의 노력이 참으로 가상스럽다. 마침 완주군이 ‘청소년진로교육지원센터’를 개소하여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를 지원한다고 하니 타 지자체의 모범을 보이고 있어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앞으로 ‘청소년진로교육지원센터’에서는 학교가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한 직업체험처의 발굴 및 관리, 진로캠프 운영, 적성검사 및 진로 상담, 토요 진로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완주군 학생들에게 큰 배움터가 되겠지만, 인근 시·군의 중학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타 시·군에서도 이와 같은 교육지원센터가 설립된다면 자유학기제의 시행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사료된다. 타 시·도에 비해 자유학기제의 시행과 관련된 교육청이나 지자체 차원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듣게 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려고 하는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한 학기동안 학생들이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직접 참여하는 수업을 통해 꿈과 끼를 찾는 체험활동 위주의 학기를 운영하려는 것이다. 자필시험은 없지만, 형성평가와 같은 자유학기제 취지에 맞는 평가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험이 없다고 해서 교과수업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통적인 강의나 암기위주의 수업에서 벗어나 토론이나 문제해결 학습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위주의 수업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교사의 준비나 부담이 결코 줄어드는 것이 아닐 것이다.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에는 오전에는 기본교과 위주의 탐구수업이 이루어지겠지만, 오후에는 주로 학생들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자율과정을 운영할 것이다. 자율과정으로 진로탐색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예술·체육활동 등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도 교육청 차원에서 자율과정 운영에 대한 준비가 충분히 서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 학기 동안 전북의 중학생 한 학년이 모두 지역의 일터를 체험하기에는 우리 지역의 일터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인바,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대적으로 일터가 부족한 군 지역의 경우에 더욱 그렇다.

 전북 지역은 혁신학교를 운영해온 경험이 있고, 자유학기제의 운영은 혁신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혁신학교로 지정된 중학교 수가 적고 자유학기제 연구·희망학교의 수도 타지역에 비해 적은 만큼, 혁신학교의 자유학기제로의 자동적인 전환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한 중학교 차원의 준비는 물론이거니와 자유학기제의 운영의 핵심요인인 학부모와 교사 연수를 서둘러 시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내년 전면 시행에 앞서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교육청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로운 교육제도의 시행에 앞서 철저한 준비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교육에 있어 학생을 상대로 한 시행착오는 있어서는 안되는 비교육적인 행위이다.

 박세훈<전북대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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