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
메르스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
  • 김춘진
  • 승인 2015.07.08 1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최근 메르스 문제로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7월 8일 현재 186명이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35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확진환자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였다. 국가의 전염병 방역시스템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였다. 초기대응의 실패와 컨트럴타워의 부재 등 이번 메르스 사태는 우리 보건의료정책 전반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메르스 발생초기 질병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되어 있지 않아,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어 버렸지만, 다시는 이번 메르스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반성해야 한다.

 국가 간의 이동과 교류가 활발한 글로벌 시대에 진입하여 있다. 국제화시대 국내에만 국한된 보건의료정책을 통하여 국민의 건강과 보건을 지켜내는데 한계가 있다. 2000년대 이후 발생한 사스·신종플루, 애볼라와 메르스에 이르기까지 전염병의 국경이 없어졌다.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국제적 협력과 공조가 중요한 이유이다. 지난 7월 2일과 3일 양일간 서울에서는 “제1회 아시아 태평양지역 국제보건 국회의원 포럼”이 개최되었다. 일본·말레이시아·라오스·캄보디아·호주의 국회의원들과 함께 국제보건의료 이슈 전반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하였다.

 최근 발생한 전염병에서 볼 수 있듯이 글로벌 시대 보건 이슈들은 더 이상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 간 칸막이가 처져 있는 보건의료 정책을 가지고는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입증되었다. 국내 수준의 건강 문제는 국제적인 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이 중요하며, 보건정책수립에 있어서도 국제보건거버넌스 강화가 필요하다. 외교뿐만 아니라 자국 국민의 건강을 지켜내기 위한 보건의료 분야의 국제적인 협력과 공조시스템 구축을 위해 정부의 노력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다. 기후변화는 전염병을 발생시키는 매개 동물의 수명, 성장, 서식지, 분포에 변화를 주어 몇몇 전염병이 유행하기 적합한 환경을 만들게 된다. 지난해 애볼라가 발병한 서아프리카지역이 지난 몇 년간 환경변화를 겪었다는 점은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할 점이다. 세계적인 의학저널 랜싯은 최근 연구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가 세계보건을 위협하면서 새로운 전염병 발생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후변화가 향후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발병했던 것보다 더욱 전파력과 치사력이 높은 신종전염병의 발병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서아프리카지역에 애볼라가 발생했을 당시 세계 여러나라에서 의료진을 파견한 바 있다. 국제원조 차원도 있지만 선제적으로 바이러스의 성격을 파악하여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는 점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최근 메르스가 확산한 1차적 책임은 정부의 초기대응 부재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2012년 중동에서 메르스가 발생하자 질병관리본부는 2013년 메르스대책위원회를 만든바 있으나, 메르스대책위를 제대로 가동하지 않았다.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에도 역학조사 과정에서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바이러스에 대한 전파력과 치사율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메르스 종식된 후 정부는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반성하고 철저한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메르스는 국내에서 최초 발병한 질병이 아니다. 타 국가에서 발병하여 우리나라에 전파된 것이다. 국가간의 이동이 활발한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외국에서 발생한 질병이 우리나라에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감염예방대책을 철저히 세움과 동시에 외국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국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보건분야의 국외모니터링과 국제공조를 강화해야 되는 이유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보았다. 메르스가 남긴 교훈을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춘진<국회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