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과 익산
세계문화유산과 익산
  • 김복현
  • 승인 2015.07.05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 익산은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이 내재한 문화재가 있는 곳이다.

 그리고 예로부터 자연재해가 없는 지역이라고 하였으며 실제로 익산에는 자연재해 (비. 바람. 눈. 지진 그리고 가뭄과 홍수)가 없는 지역으로 오랜 세월동안 유지되어 온 곳이다. 그래서인지 익산에는 언제나 사람 중심의 문화가 깃들여 있었으며 사람들은 이곳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한때는 백제의 수도로써 또한 각 종교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 왔었다. 또한, 660년에는 찬란했던 백제문화가 나·당 연합군에 의해 패망하는 아픈 역사도 간직하는 곳이기도 하다. 당시 당나라의 소정방은 13만 대군을 이끌고 금강을 거슬러 올라가 부여 성을 함락하고 백제의 문화재를 몽땅 불 지르고 파괴하고 돌아간다. 이 당시 백제의 가장 소중하고 큰 문화재였던 미륵사지를 폐허의 지역으로 만들었고 그 이후 임진왜란과 일제 강점기 동안에는 우리의 고유 문화재를 몽땅 일본인들에게 약탈당하는 수모를 겪게 된다.

 일제는 익산의 쌍릉까지 파 해치고 미륵사지 석탑을 해체하는 무모한 짓을 하면서 우리의 문화재에 손상을 크게 입혔던 흔적이 이번 석탑 복원사업 과정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일제는 손상을 크게 입힌 곳에 콘크리트를 채운 것이다. 그 모습이 우리가 아는 미륵사지 석탑 국보 11호이며 아픈 역사를 간직한 채 긴 세월이 흘러가게 된다. 그러나 말없이 서 있는 국보 11호 석탑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간직한 채 있었다. 그 비밀이 2009년 1월14일에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서 관심의 대상으로 급부상하게 되어 그야말로 소중한 국보 중 국보가 우리 눈앞에 나타나게 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사리장엄은 국보로 지정을 받지 못한 채 초라한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 국보 지정은 기정사실이라고 하면서도 6년 반이란 세월이 지났다. 국보로 지정된 금동 사리 호나 사리 봉안 기를 바라보는 세계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남의 집 물건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심히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이다. 세계인이 인정하고 같이 공유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탄생한 미륵사지와 왕궁유적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남의 시선도 의식하고 사는 것이 어쩌면 우리 민족의 일상인데도 세계인의 시선을 나 몰라라 하고 지나가는 것은 너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세계문화유산이 어디 그냥 굴러온 것인 줄 알고 간다면 이는 역사를 부정하는 처사라는 생각도 또한 들어서 하는 말이다. 여기에서 익산 백제 역사 유적지구의 세계유산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보자. 왕궁리 유적은 백제 사비 시기 왕궁으로 동아시아인들이 왕궁 건설의 원리와 기술을 활발하게 교류하고 공유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최초로 발견된 왕궁 후원과 화장실 등은 동아시아 왕성 시스템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실질적 자료라는 것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으며 국내 어디에도 없는 왕궁터가 있는 곳이다. 또한, 미륵사지는 동아시아의 최대 가람이며 우리나라 불교 건축을 대표할 수 있는 유적으로 미륵신앙을 기초로 한 3탑 3금당의 독특한 가람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목탑의 축조 방식을 그대로 석탑으로 이어가는 뛰어난 공예기술과 백제인의 미적 문화적 감각을 함께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가치가 배어 있는 곳이다.

 이와 아울러 우리나라 세계문화 유산의 면면을 보면 종묘, 해인사의 장경판전, 석굴암 불국사, 창덕궁, 수원화성, 경주 역사지구, 고창 화순 강화 고인돌,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조선왕릉, 하회와 양동마을, 남한산성, 그리고 백제 역사지구인 익산과 부여 공주가 있다. 이제는 익산의 문화재가 세계인과 같이 공유하는 문화재로 그 면모를 드러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세계인이 익산을 찾아올 것을 대비하여 관광객 맞이할 준비를 착실하게 해야 한다. 이미 그 준비가 늦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제부터라도 서둘러 세계인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것을 시민에게 먼저 알리고 나아가 국민 모두가 사랑해야 할 것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데 남더러 사랑하라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기본 원칙을 생각하면서 세계인을 맞이할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

 김복현<전 익산문화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