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겹친 지방행정연수원
내우외환 겹친 지방행정연수원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5.07.05 16:5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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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섭 행자부장관이 5일 지방행정연수원 1층에 마련된 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있다. <신상기 기자>

 중국 버스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원장까지 숨진 채 발견되는 등 내우외환이 겹친 완주군 이서면의 지방행정연수원 직원들은 5일 큰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잃고 침통한 분위기를 보였다. 연수원 1층에 버스사고로 숨진 연수생 9명의 영정을 모신 분향소가 지난 3일 설치된 가운데 최두영(55) 원장의 사망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비보에 직원들은 저마다 망연자실했다.

 5일 행정자치부와 지방행정연수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50분께 행자부 현지수습팀이 투숙한 지안(集安)시 홍콩성호텔의 보안요원이 호텔건물 외부 지상에 쓰러져 있는 최 원장을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새벽 3시 36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최 원장은 지난 2일 연수생들의 버스가 중국에서 추락하는 참변을 당하자 사고 수습 대응팀과 함께 사고현장으로 출국해 사고 수습을 맡아 왔다. 현지수습팀의 일원으로 버스사고 사망자 10명의 유족과 장례절차를 협의하고 조율하면서 최 원장은 심한 안타까움과 상당한 압박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 원장은 강원도 출신으로 서울대 사회교육학과를 졸업해 1983년 행시 27회로 공직에 임용된 후 강원도 행정부지사, 행자부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지난 1월부터 연수원장을 맡아왔다. 

 최장혁 행자부 대변인은 “최 연수원장은 이번 사고가 발생한 이후 심경적으로 힘들었던 상황이었다”며 “지난 2일부터 현지에서 사고수습을 맡아온 최 원장은 중국측 및 유가족과 시신운구, 장례방식 등 후속 절차를 놓고 협의해 왔었다”고 설명했다.

 
 # 침통한 연수원 분위기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지방행정연수원은 연수 공무원 11명 사망소식에 초상집 분위기였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사고수습하러 현지에 간 최 원장마저 사망했다는 비보가 전해지자 아연실색한 분위기.

 연수원 1층 역사관 옆에 마련된 합동분양소에는 주말임에도 조문객들이 찾아와 눈물을 지으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상길 기획부장을 본부장으로 한 사고수습 대책본부 상황실이 연수원 2층에 마련되는 등 연수원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연수원 측은 피해자 가족들이 머물 수 있는 임시 숙소를 자체 기숙사에 마련했으며, 본관 1층에는 가족 대기실을 설치해 놓고 있다. 연수원 직원들은 사고수습을 위해 지난 1일 밤부터 주말까지 사실상 철야근무를 하는 등 사고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수원의 한 관계자는 “중국으로 떠나시기 전 사고대책본부에 들러 ‘사상자 가족이 불편하지 않도록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고 말씀하신 것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다른 관계자는 “최 원장님은 합리적이고 항상 직원 편에서 일을 처리하려 노력하신 분”이라며 “그래서 더욱 가슴이 아프고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사고수습이 오래갈 경우 오는 9월 1일 계획했던 50주년 기념식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 정정순 실장을 원장직무대로로 임명

 정종섭 장관은 이날 오후 연수원에 마련된 대책본부를 방문, 긴급회의를 열고 “불의의 사고로 큰 슬픔에 잠겨 있는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사고수습을 위한 모든 조치들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일상업무를 흔들림없이 수행하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정정순(57) 지방재정세제실장을 지방행정연수원장 직무대리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정 직무대행은 5일 오후 완주에 있는 대책본부로 내려와 수습 상황을 보고받는 후 최 원장의 부인 등 유가족 3명과 함께 오후 5시쯤 장례 절차 등을 협의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났다.

 정 직무대행은 “이르면 내일부터 사상자들을 국내로 모셔올 예정”이라며 “장례 주관을 정부와 지자체 중 어디로 할지 유가족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 전북, 사고수습에 적극 지원 나서

 전북도는 사고수습 대책본부에 샌드위치 100개와 음료수를 전달했으며, 지원을 위해 파견된 직원들이 소홀히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완주군도 이날 사고수습 대책본부에 직원 2명씩 2교대로 24시간 지원하기로 했으며, 상황에 따라 연수원과 협의해 수습대책에 필요한 부분도 행정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박성일 군수는 “완주군에 소재해 있는 기관으로서 사고 수습을 위해 지방행정연수원과 긴밀히 협조, 사고 수습을 위한 협조를 아끼지 하겠다”고 말했다. 
 

한성천·박기홍·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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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다가 2015-07-07 10:28:23
먼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면서 아까운 인재들의 .....앞으로는 이런일이 제발없기를 빌면서 ......
애도! 2015-07-06 07:06:37
개관 2년도 안되 참변이라니?
고사를 잘못 지내쓰! 굿 해야겟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