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숙선 명창, 삼풍백화점 아픔 다룬 판소리 공연
안숙선 명창, 삼풍백화점 아픔 다룬 판소리 공연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5.07.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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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수 최씨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땀흘려 일을 하고 집으로 가기위해/ 오토바이 시동을 켜고 있었다/ 시동을 켜자마자 라디오에서/ 뉴스가 들려오기 시작하는데// 긴급속보요/ 서울 강남 한 복판에 있는/ 최고급 백화점인 삼풍백화점이/ 단 이십초만에/ 단 이십초만에/ 와르르/ 와르르르/ 와르르르르르르르/ 무너져 내렸소”「유월소리 - 민간구조대 편」중에서

 국악계의 프리마돈나로 불리는 안숙선(66·국립국악원 예술감독) 명창이 삼풍백화점 붕괴 20주기를 맞아 참사의 아픔을 소리로 표현한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조선희)이 지난달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20주기를 맞아 사고 당시 민간구조대의 실화를 담은 창작판소리 ‘유월소리’를 3일 오후 7시 서울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선보이는 것.

 이번 작품은 당시 민간구조대원이었던 최영섭(57)씨의 증언을 토대로 안 명창과 극작가 오세혁(34·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 대표)씨가 제작한 판소리 공연. 이번 공연은 지난 2013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년째에 접어드는 서울문화재단의 ‘메모리인(人)서울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예술가들과 함께 수집된 기억들을 문화예술콘텐츠로 제작해 확산시켜 서울의 아픔을 치유하고 현재를 성찰하며,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재단의 의미있는 작업들인 셈.

 실제 이번 창작 판소리를 제작하기 위해 총 15명의 기억수집가들은 유가족과 생존자, 구조대, 봉사자 등 100여 명의 시민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이를 토대로 창작한 ‘유월소리’는 참사 당시 상황을 극명히 대비되던 지하와 지상의 소리로 표현해 보이고 있다.

 무너진 백화점 지하에서 생존자를 찾기 위해 민간구조대가 내던 망치질 소리, 취재경쟁을 위해 뜬 헬리콥터 소리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사람들의 소리 등 당시의 소리를 안 명창의 목소리로 되살린다. 20년이란 시간이 흘러 삼풍백화점의 존재 조차 아득해진 지금, 그 날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안 명창의 목소리는 과거의 아픔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동시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는 기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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