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무슨 일을 하지?
나무는 무슨 일을 하지?
  • 김보금
  • 승인 2015.06.14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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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나무는 무슨 일을 하지?

 허구한 날 봐도 나날이 좋고, 가슴이 고만 푸르게 푸르게 두근거리는, 온몸에 수액 오르게 하는 요즘의 나무들을 바라보면서 정현종님의 시구가 생각난다.

 문득 세상의 나무처럼 허구한 날 봐도 나날이 좋은 사람이 있다.

 그녀는 순창군에서 5년 동안 순창여성 1.001명을 지난주 6월3일자로 혼자서 취업에 성공하게 시킨 강점숙씨다. 공무원도 아니고 많은 보수를 받는 헤드헌터 소속도 아니다. 다만, 1년 단위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취업설계사이다. 인구 채 3만 명도 안 되는 순창에서 혼자서 천여 명을 취업시킨 그녀에게 먼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특히 경기침체로 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그녀는 1.5일 평균 1명씩 구직자를 발굴하여 취업에 연계하였다.

 대부분 농촌지역이 그러하듯 취업시킬 기업체는 50인 미만의 사업장이 90%이다. 5년 전 취업설계사가 된 그녀는 그동안 순창지역의 여성친화기업체 127개를 발굴하였다. 또한, 1천명을 취업시키기 위해 그녀는 그동안 1,326번이나 취업할 여성들과 함께 기업에 동행하면서 함께 면접을 보았다. 전업주부나 경력단절 된 여성들이 회사를 방문하여 면접 보기에 떨리고 쑥스러운 순간에 그녀가 옆에 앉아 손잡아주며 동행면접 함께할 때 예비취업자들 분명히 큰 힘을 얻었으리라.

 어느 때는 기업체 인사담당자처럼 새로운 회사가 들어오는 정보를 받으면 그 업체의 필요 인력을 미리 파악하여 맞춤형으로 인력을 공급하는 지혜도 발휘하였다.

 어느 기업은 새로운 제품개발로 사람이 필요하여 구직자를 요청하였는데 허가 과정에서 어려움으로 취업이 늦어지자 그녀는 함께 행정을 방문하여 해결까지 하는 적극적인 역할까지 했다.

 3년 전 그녀가 순창군과 취업설계사 계약·기간 종료로 해결방법이 필요할 때가 있었다. 당시 그녀가 이 일을 지역에서 하지 않을 경우 기업체 입장에서는 인력수급에 어려움으로 타지역으로 이전을 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으며 설득한 사람들은 바로 기업체 인사담당자와 대표들이었다. 결국, 행정이 아닌 우리 센터가 파견 설계사로 계약하게 되어 매년 재계약을 하고 있다. 여하튼 그녀는 순창 5일 장날에도 아파트 공터에도 동네 목욕탕에서도 일하지 않는 여성들을 만나면 취업을 권하며 오늘도 뛰고 있다.

 지금의 일이 즐겁고 취업연계는 복을 짓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에게도 걱정은 있다. 바로

 취업 한지 얼마 만에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거나 동료와의 소통 때문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하는 여성들을 볼 때라고 한다.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 문제역시 그녀의 노력으로 조금씩 계속고용이 늘어나리라 본다.

 사람이 사람을 만들고 주변사람을 품을 수 있는 그녀에게 신록의 계절 6월에 시 한 편을 보낸다.

 세상의 나무들  -정현종

 세상의 나무들은 무슨 일을 하지?/  그걸 바라보기 좋아하는 사람,
 허구한 날 봐도 나날이 좋아/  가슴이 고만 푸르게 푸르게 두근거리는
 그런 사람 땅에 뿌리내려 마지않게 하고/  몸에 온몸에 수액 오르게 하고
 하늘로 높은 데로 오르게 하고/  둥글고 둥글어 탄력의 샘!…

 김보금<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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