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호남의 모든 기관 분할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호남의 모든 기관 분할할 수 있겠는가
  • 임환
  • 승인 2015.06.10 17:3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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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 정말 이런 생각조차 들 정도다. 국토교통부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 의뢰한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른 지방국토관리청 조직 및 기능 발전방안 연구’에 관한 중간용역 결과를 놓고, 십분 이해하려 해도 도대체 황당하기만 하다.

 국토부가 용역을 발주한 배경은 이렇다. 각 지역의 국토교통 정책을 실현하는 책임행정의 중심축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지방국토관리청의 기능과 조직 개편, 인력의 효율적 배치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용역의 결론은 호남을 총괄하는 익산국토관리청을 ‘전북국토교통청’으로 변경하고, ‘전남국토교통청’을 새로 만들어 호남 기관을 이원화하자는 말이다.

 한술 더 떠서, 용역은 익산청 산하에 전주와 남원, 무주, 정읍(신설) 등 4개 센터를 두되, 광주청에는 광주와 해남, 순천, 보성, 함평(신설) 등 5개 센터를 두자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해 전북도민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고 있다.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모든 기관이 통폐합하고 있는 마당에, 국토부가 왜 불쑥 기능과 조직의 개편 카드를 꺼내들었는지, 왜 중간용역 결과는 통합의 시대를 역행하는 분리 대안을 내놓았는지, 더군다나 광주.전남에 더 많은 센터를 배치해야 한다고 강변하는지, 온통 불쾌한 대목뿐이다. 무슨 저의가 있지 않으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과정과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토부는 한 나라의 국토 정책과 교통 정책을 총괄하는, 사실상의 국가정책 심장부와 같은 곳이다. 이런 중앙부처가 뜬금없이 용역을 발주한 것이나, 수탁기관이 시대를 거스르는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나, 모두 납득할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전북도민들은 가뜩이나 호남권의 광주.전남 집중 현실을 두고 절망과 좌절, 실의에 빠져있지 않은가.

  전주상의에 따르면 호남을 지원하는 각종 공공기관과 특별지방행정기관은 총 64개로, 이 중에서 전북에 있는 것은 익산국토청을 포함한 단 8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87.5%가 광주.전남에 대거 몰려 있는 상황이다. 각급 기관은 물론 기업을 지원하는 경제단체, 민간기업의 호남본부까지 광주.전남에 몰려 있어 기업인과 지역민들의 불편과 경제적 불이익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태다.

  이런 현실을 모를 리 없는 국토부가 조직 개편 용역을 발주한 것이나, 익산청을 광주청으로 쪼개자는 것이나, 정말 기가 찰 노릇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토부의 발상이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지금까지 광주.전남으로 통폐합됐던 모든 기관을 다시 쪼개서 전북으로 되돌려 놓는 작업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번 용역 결과물에서도 “기관별 관리범위의 불균형 및 원거리 이동 등에 따른 행정 비효율을 개선하고 전남 등에 대한 책임행정을 명확화하는 측면에서 광주청을 신설해야 한다”고 못박고 있지 않은가. 국토부가 익산청을 분할해야 한다면, 용역이 언급한대로 ‘효율과 책임 행정’ 차원에서 광주.전남에 집중된 호남 관할 기관을 분할해 전북에 다시 배치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물론 기타 공공기관, 특별지방행정기관까지 특정지역에 쏠려 있어 전북도민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불이익과 불편을 감내해왔다. 여기에 국토부 산하 중대 기관이 행정 비효율에 시달린다면 다른 기관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고, 차제에 모든 기관의 조직 개편 용역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북과 광주.전남 기관을 분리하는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국토부 고위 관계자의 해명도 공감할 수 없다.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앞으로는 익산청 쪼개기 등 어떤 식의 결정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말도 될 것이다. 지역의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익산청을 분할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토부는 올 7월 안에 관련용역을 마무리하고 행자부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민들의 의구심에 답을 주고 협의해야 할 것이다.

 

  임환 전무이사 문화예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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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2015-06-11 08:47:29
그리고 솔직히 고창이나 정읍 순창 남원쪽은 그 사람들 전주로 뭐든 오는걸 찬성하나 생활권 자체가 이미 거기는 광주권이다 그릐고 무주나 진안쪽 익산쪽 거기는 이미 대전권에 흡수되어있지 않나? 전주만 키워서 생기는 부작용이다 이게 다.... 군산이 가장 피해가 심각하다 전북대병원 군산에다가 세우는것도 힘들고...
이주연 2015-06-11 08:45:51
충청본부가 몰려있는 대전은 어떤가? 대전이 충청본부가 다 몰려있다고 맨날 이렇게 구걸 기사 쓰나? 문제는 전주다 전북독식은 전주가 다가지고있다 그러면 청주를보자.. 충주에게도 청주는 양보를 많이한다 하지만 기관이 옮겨서 가지고만 오면 전주로만 놔둔다 예로 군산에서 전북외고할때 반대를 누가했나? 전주다 그때의 박탈감은 모른다 그냥 국토청 이참에 군산에다가 놔두자 전주로 가져가려는 꼼수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