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과의 전쟁 돌입한 전북경찰
무단횡단과의 전쟁 돌입한 전북경찰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5.06.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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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량 사이로 길을 건너는 사람들. 횡단보도가 없는 길을 가로지르는 보행자들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이 같은 무단횡단은 사망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매년 근절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에 전북경찰은 보행자 교통사고를 방지 대책으로 대규모 중앙분리대 설치 작업에 돌입했다. 중앙선을 막아선 분리대를 통해 시민들의 무단횡단을 사전 예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본보는 무단횡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북경찰청과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중앙분리대 설치의 효과와 계획을 소개한다.

◆ 사고 현황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1~2014년) 도내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 전체 2,046건 중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503건(25%)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한,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한 보행자 122명 중 48명(39%)이 무단횡단에 따른 사고로 조사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5년 평균 차와 사람이 부딪친 사고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전북지역은 6%대로 전국 평균 4%대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 무엇보다 무단횡단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가장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고 사례

지난달 25일 오후 10시께 전주시 우아동 한 도로에서 행인이 차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승용차가 송천동 방면에서 호성파출소 방향으로 편도 3차로 중 1차로로 주행하다 진행방향 우측에서 좌측으로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보행자 충격, A(65·여) 씨가 사망했다.

지난 4월 익산에서도 신호를 무시하고 길을 건너던 40대 남성이 차와 충돌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동부시장 방면에서 성모병원 방향으로 주행하던 개인택시가 전방 적색신호에 우회전하던 중 다시 좌회전하여 교차로를 빠져나가려다 진행방향 좌측에서 우측으로 보행자 적색신호에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자정이 넘은 시각 차량 통행이 적다는 이유로 운전자와 행인 모두 신호를 어기고 진행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간이중앙분리대 효과

간이중앙분리대는 화단형 분리대에 비해 비용이 약 1/4 수준이고, 설치 폭도 짧아 경제적이다. 또한, 일부 기존 간이중앙분리대 설치 장소에 대하여 설치 전, 후 각각 1년간의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현황을 비교분석한 결과, 발생은 69.7%, 사망은 95.2%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2013년도 설치한 55개소는 아직까지 단 한 건의 보행자 교통사고도 발생하지 않아 간이중앙분리대가 사고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최근 3년간 무단횡단 사망사고가 10건이 발생한 군산시 수송동 한 사거리와 8건의 사고가 발생한 전주의 한 전통 시장 앞 도로에는 올해 1월 간이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이후 현재까지 보행자 교통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중앙분리대 설치 계획

전북경찰청은 위와 같이 효과가 입증된 간이중앙분리대의 대규모 설치를 계획 중이다.

올해 84개소에 1만4,858m를 설치할 계획이며, 이는 최근 4년 평균 대비 129%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미 지난달까지 41개소 6,968m(50% 설치완료)가 설치를 완료했다. 또한, 29개소 5,430m는 지자체와 협의가 완료돼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며 14개소 2,460m에 대해서도 협의가 진행 중이다.

지역별로는 전주가 29개소 4,048m로 가장 많고, 이어 군산 14개소 3,330m, 익산 10개소 1,850m, 정읍 7개소 1,240m, 남원 6개소 1,100m의 순으로 나타났다.

박공명 전북지방경찰청 교통계
- 무단횡단은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행동, 의식개선 절실

도내 교통안전을 책임지는 박공명 경사는 무단횡단에 대한 도민들의 의식개선을 강조했다.

박공명 경사는 “전북은 전주 등 도심권에서 무단횡단 교통사고가 74% 발생하고, 특히 노인 사고가 많아 교통경찰 입장에서 강력하게 단속하기가 참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단속과 계도를 병행하는데 무엇보다 무단횡단하지 않는 의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 경사는 특히, “사망사고 현장에 나가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은데 간이중앙분리대가 자제하게 만드는 것 같아 효과가 크다”며 “현재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주변 주민들도 전통시장 주변 등 상습 무단횡단 지역에서는 눈에 띄게 무단횡단 보행자가 줄어들었다며 반기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어 박 경사는 “전북경찰은 지난 2010년부터 간이중앙분리대를 도내에 꾸준히 확대 설치해 오고 있는데 많이 설치된 만큼 유지 보수에 적잖은 예산이 소요되므로 제때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점이 제기되어 지방자치단체의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경사는 또 “간이중앙분리대를 장기적인 관점으로 계속 설치할 계획이며, 앞으로도 보행자 안전을 위한 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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