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이야기
전염병 이야기
  • 양복규
  • 승인 2015.06.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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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보다 무서운 전염병이 발생하여 온 나라가 긴장 상태이다. 지난달 월말경에 중동국을 다녀온 모씨가 사우디를 비롯하여 중동지방에서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되어 입국한 후 2주여일만인 6월 4일 현재 35명이 양성으로 판정되어 치료 중 2명은 사망하고 3명은 3차 감염자로 밝혀졌으며, 환자와의 접촉으로 격리된 수만도 1,3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메르스로 인해 휴업하는 학교만도 700여 개교이며, 중국과 일본 등의 관광객들이 예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대중의 집단화 모임이나 세미나 등은 취소 또는 연기되고, 대통령의 주재로 비상회의가 열리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염병 앞에 무기력한 인류의 전염병사를 보면 기원전 431년에 아테네를 급습한 전염병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스의 사학자 투키디데스는 “시체들이 하나 둘 쌓여 갔고 반쯤 죽은 사람들이 비틀거리며 걸어다녔고 저마다 목이 말라서 분수대에 모여들었다”라고 하였다. 홍역으로 추정되는 이 괴질은 1년 넘게 맹위를 떨치면서 아테네 국민 1/3의 목숨을 앗아가면서 국력이 기울어 종국에는 쇠락되었다.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서 실패한 이유는 기근과 추위 때문이라고 했지만 ‘발진티푸스’라는 전염병이 원인이었다. 1812년 러시아 정복에 나선 나폴레옹의 50만 대군을 몰살시켰다는 설이 유력하다. ‘발진티푸스’의 창궐로 모스크바에 도착했을 때 나폴레옹의 병력은 이미 9만 명으로 줄어 있었다. ‘발진티푸스’는 러시아 혁명 당시 2,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갔었다. 레닌은 “사회주의가 니를 물리치거나 니가 사회주의를 좌절시키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말할 정도였다.

 19세기 말 파스퇴르와 코호를 비롯한 수많은 학자들이 전염병의 원인인 세균을 발견한 것이다. 항생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원인이 밝혀짐으로써 공중위생이 점차 개선되면서 전염병으로 인한 희생도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다. 이를테면 병영 내에서 가장 많은 사망 원인 중 하나인 ‘발진티푸스’가 니를 매개로 전염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군인들에게 엄격한 니 잡기 프로그램이 실시되면서 ‘발진티푸스’가 대폭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전염병에 대한 걱정이 점차 적어지는가 하던 차에 1918년 ‘스페인 독감’이 만연하여 1차 세계 대전에서 희생된 2,500만 명의 2배인 5,0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인의 80%는 적군의 총탄이 아니라 스페인 독감으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이때에 우리나라에서도 39년 동안에 서울을 비롯하여 인천, 대구, 평양, 원산, 개성 등지에서 발생하여 관공서의 업무가 마비된 곳이 있었고 학교들이 휴교하였으며 회사들도 휴업하였다. 농사일도 포기하고 날마다 초상 치르기도 바빴었다. 경무총감부 조사에 의하면 이 전염병으로 인해 일본인 1만6000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1,300명이 사망했고 조선인은 740만 명의 환자 중 14만 명이 사망한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전 지구촌의 왕래와 교류가 빈번한 요즘에는 국경을 넘는 전염병은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되고 있다. 2002년 11월에 중국 남부인 관동성에서 발생하여 홍콩을 거쳐 전 세계로 확산한 ‘사스’는 8,000여 명의 감염에 774명의 희생자를 냈었다. ‘사스’는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

 2009년에 온 지구촌을 공포 속으로 빠뜨렸던 인플루엔자의 기억이 지워지기도 전에 이번에는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인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생하여 지금까지 350여 명의 사망자를 냈지만 아직은 뚜렷한 예방과 치료약이 발견되지 않았기에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이다.

 인류와 바이러스의 싸움은 지금도 진행 중으로 바이러스를 죽이는 약은 아직 없는 상태이다. 일부 백신이 개발되었지만, 상당수의 바이러스는 유전자 변이라는 무기로 사람을 공격한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유전자 변이가 심해 백신을 만들기도 쉽지 않은 것이다. 유일한 대응책은 ‘면역력 강화’와 ‘개인위생 관리’밖에 없는 것인즉 과로를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로 면역력을 키우는 것만이 위기를 모면하는 방법이다.

양복규<명예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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