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에서 보여주는 반복된 정부실패
메르스 확산에서 보여주는 반복된 정부실패
  • 송재복
  • 승인 2015.06.07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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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확산에 전국이 온통 난리다. 중동에서 발생하는 병이 한국에서 판을 치고 있어서다. 평택시 성모병원에서 발생한 1명의 확진 환자를 관리하지 못해 같은 병동에 있던 사람들이 2차 감염되고, 그 사람들이 또다른 3차 감염 발원자가 되어 전국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일부 학교들은 휴교에 들어갔고 SNS 에서는 온갖 소문이 펴지고 있다. 홍콩, 대만, 중국에서는 한국인 위생검열을 강화하고 있다. 관광객은 한국방문을 취소하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진환자는 41명이나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고 전북지역에서 1명의 확진환자가 나와 지역적으로 확산되어가고 있다. 이와관련 서울시 박원순 시장은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고 자체의 대책을 발표하고, 정부 보건당국은 이러한 서울시의 발표가 무책임한 것이었다는 변명성 항변을 하는 상황이다. 여기서 우리는 메르스 확산, 세월호 사건에서 보인 정부의 대응능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감추고 방황하는 정부

 이번 메르스 공포에 대해 정부는 어떠한 조치를 취했는가, 정부는 1차 감염자에 대한 격리와 사후관리를 전혀 하지 못했다. 정부는 6월 5일에서야 지난 5월 15∽29일 평택시 성모병원 방문자 전수조사하겠다는 것을 발표했다. 이미 환자관리 의사도 감염되어 500명을 접촉했고 확진자들이 지방을 돌아다녀 3차 감염자가 확산일로 있는 상황에서 이제야 1차 감염자 입원병원의 방문자 대상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게 현 정부의 행정수준이다. 세월호 사건 때 우왕좌왕해서 아까운 생명을 구하지 못한 것과 같은 행정 수준이 재연되고 있다. 현 정부의 이러한 수준은 최근 중국 양쯔강 배 전복 사건에서 리커창 국무총리 주재 대책반을 가동하여 총체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또 2003년 사스(SARS)가 발병했을 때 고건총리가 전쟁하듯 범정부적 대응으로 확산을 막은 사례와도 비교된다. 그렇다면, 왜 현 정부의 행정능력은 이러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인식문제이다. 될 수 있으면 감추고 넘어가려는 안이한 무책임한 자세 때문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정부는 발병병원이나 지역을 발표하면 과도한 걱정과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것을 우려하여 발표하지 안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는가. 숨김으로써 일반 사람들은 발병병원을 알지도 못하고 진료를 받으러 가고, 의사는 경각심 없이 환자를 처리하여 병을 확산시켰다. 미국, 프랑스 등 유럽은 일반적으로 발병지역과 병원을 밝혀 사전에 확산을 차단한다. 둘째는 시정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학습능력의 부족이다. 같은 사례나 문제가 발생하면 그 해결방안에 따라 반복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수정되어야 하나 그렇지 못한 데 기인한다. 일이 발생하면 매번 임기응변적으로 대처하고 학습하지 못하여 같은 실패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정부는 학습하지 못하는가. 그것은 리더쉽의 문제이다. 러더가 그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거나 관심이 없어서 그냥 넘어가기 스타일이든지, 어느 경우 소통부재로 리더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 리더와 관료간의 거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복종형 관료만이 존재하는 것도 또 다른 이유이다.

 투명행정, 시민의식 높여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생존의 기본적인 욕구이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그것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하고 의식한다. 정부가 국민의 생존과 삶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존재한다면 국민을 위한 이러한 기본적인 의무가 잘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리더에 따라 또는 정부의 시스템에 따라 처리하는 능력수준이 낮으면 국민은 엄청난 고통과 어려움을 감내하거나 희생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리더는 중요하며 능력과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행정하는 사람은 국민의 편에서 감추기보다 투명하게 일해야 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책임성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책임행정이 잘 실현되려면 역시 시민의식도 높아져야 한다. 병이 확산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만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시민의식으로서는 좋은 정부,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기 어렵다.

 송재복<호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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