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학교는 다녀야 했다.
누구나 학교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의무교육이 시행되고도 학교의 문은 마냥 넓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학교는 다녀야 했다. 그래서 생긴 것이 2년제 한글 해독학교인 간이학교다. 이 학교를 다니는 사람들은 졸업장도 없고, 졸업생 명부에도 없는 그야말로 유령 학생이다. 그냥 한글만 터득하면 되는 실무적 교육이었던 것이다. 1941년 운봉심상소학교(오늘날 운봉초등학교) 부설 고기간이학교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학교는 주천면 고기리에 있었다고 한다. 저런 간이학교들이 또 운이 트이면 정식학교로 발전하기도 했다. 초가집 교사도 그렇고 학생들 면면에서 궁벽함이 묻어 나온다.
김판용 시인, 금구초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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