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국민연금공단 전주 이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완전한 국민연금공단 전주 이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 현 준
  • 승인 2015.06.03 17:2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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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에 입주하면 임대료 30%를 깎아주겠다.”

 얼핏 들어도 굉장히 파격적인 조건이다. 임대가 잘되지 않아 내건 광고문구 같지만 다름 아닌 서울시가 국민연금공단의 IFC유치를 위해 내건 조건이다. 서울시가 유치를 추진하는 대상은 484조원 규모 자금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다. 통상 IFC에 입주하는 글로벌 투자은행이 받는 할인율은 10% 안팎인데 반해 파격적인 제안이다.

  지난 2013년에 기금운용본부를 포함한 국민연금공단은 공기업 지방 이전 계획 및 국민연금법 제27조에 따라 내년 10월 전라북도 전주로 옮길 계획이었지만 서울시가 금융 수도 기능을 지켜나간다는 이유로 기금본부의 서울유치에 대한 강력한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서울시는 기금본부의 지방이전으로 인한 국내외 투자자와의 접촉이 어려워진다는 점, 금융 핵심 인력을 끌어오는데 있어서의 한계로 인한 운용 효율성 저하 등을 거론하며 서울 유치를 주장하고 있다.

 당초 2009년에 국민연금공단은 경남진주가 이전 예정지였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남진주로 이전하게 되면서 반대급부로 전주의 혁신도시로 예정지가 변경된 것이다. 전라북도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인재 선발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해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들어서는 혁신도시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에 가장 넓고 생물·생명·식품산업의 메카를 목표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한국농수산대학 등 농업관련 기관들이 대거 이전하는 곳으로 이미 국민연금공단의 신사옥은 이곳에 지난 3월 완공되어 내부 마감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이달부터 본사 이전이 진행될 예정이며 기금운용본부는 내년 하반기에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상당히 큰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를 이전에서 배제하고 서울에 남겨놓기 위해 효율성을 이유로 공사화를 전제로 국제금융센터 입주를 추진하는 등의 묘수를 쓰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부터 기금운용본부의 400억 규모 건물공사가 착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준비가 한창인 기금운용본부 이전을 막는 것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 지방으로의 인구 과밀 분산 및 지방경제 발전 취지로 시작한 공기업 지방 이전계획에도 어긋나는 행위이다. 게다가 지자체간 이해갈등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현재 AIG글로벌부동산투자에서 맡아 운영하고 있는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입주를 위해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 자체가 외국계 회사를 배불리는 행태라는 점도 문제가 있다.

 전라북도는 재정자립도가 상당히 낮은 편이다. 공기업의 지방 이전 과정에서 유독 전라북도에의 공기업 이전은 지지부진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합병으로 인해 국민연금공단이 오는가 하면 그마저도 기금운용본부를 빼려는 움직임이 보이니 이번에도 제대로 된 이전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전라북도의 발전은 또다시 몇 년 혹은 몇 십 년 뒤로 밀려날 것이다. 일부 지역의 뒤처짐은 국가 균형 발전의 저해라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조선왕조는 세계에 그 유례가 없는 장수국가로서 500년 이상 지속한 나라이다. 그 장수의 요인에는 패도 즉 힘에 의한 폭력적 지배가 아니라, 왕도 즉 명분과 의리를 밝혀 국민을 설득하고 포용하는 정치를 지향하고, 법치보다는 덕치를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나라를 운영하는 선비들도 억강부약의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부흥케 하려는 정신에서 균형 잡히고 안정적인 나라의 바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완전한 국민연금공단의 전라북도 이전을 위해서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정부와 전라북도가 같이 노력해서 지켜내야 할 과제이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는 정신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전북 중소기업계 또한 완전한 국민연금공단의 전주 이전을 강력히 요구한다.

 현준<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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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훈 2015-06-07 17:21:13
공사화 하려고 할 때 부터 그럴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역시나구나. 원칙대로, 약속대로 이전해서 지역균형발전 이뤄주길 바랍니다.
사즉생 2015-06-05 16:14:44
전북도민은 기금운용본부 이전 발목잡기에 분연히 떨쳐일어나 어떠한 불순한 책동도 단번에 까부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