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성보다 실제 효과 근거한 환경-기후관련 공약·정책 개발
차별성보다 실제 효과 근거한 환경-기후관련 공약·정책 개발
  • 김현수
  • 승인 2015.05.31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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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지구는 태양계가 형성된 것과 같은 시기인 약 45억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긴 시간인지 상상조차 힘들 정도로 오래전에 지구가 형성된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는 지난 45억년 동안 조용히 지내왔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다. 원시 지구가 형성된 이후 지구는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지속적이면서도 격변적인 변화를 반복해서 겪으며 지표면의 환경을 일정하게 만드는 여러 조건을 테스트해 왔고, 그 결과 생명체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처럼 가혹할 정도로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치며 형성된 자연환경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변화가 일어나려고 할 때, 그 변화과정에 저항하며 원상태로 복원하는 회복능력과 외부적 요인의 충격을 완화하는 완충작용을 갖추게 되었다.

 이러한 복원능력과 완충작용은 산업화 이후 방출량이 급증한 온실가스를 포함한 오염물질이 자연환경에 지속적으로 유입되었음에도 인간이 살아가는데 크게 부족함이 없는 환경조건이 유지되도록 하였고, 이로 인해 온실효과를 포함한 기후 변화 문제가 허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모든 복원능력과 완충작용은 그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이제 그 한계점에 아주 가까이 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발령되는 폭염 특보는 5월이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대의 일부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또한,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앞으로 수십 년간 비행기를 이용해서 여행하는 여행객들은 난류로 인한 기체의 흔들림을 점점 더 심하게 겪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전체적인 지구의 온난화 또는 기후변화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인류는 지금까지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를 방출해왔지만, 이미 기술한 대로 지구는 그동안 오랜 세월을 거치며 준비한 완충재를 사용하여 이로 인한 기후변화를 최소화시켜 왔다. 공기 중으로 유입되는 이산화탄소에 대한 완충재는 바로 바다이다. 엄청난 양의 바닷물은 그동안 이산화탄소를 용해시켜 대기 중의 온실가스 양을 조절해 왔는데 바닷물이 이산화탄소로 포화된 이후에 일어날 수 있는 변화는 상상하기 싫을 정도로 참혹한 결과를 인간을 포함한 생태계에 초래할 수 있다. 평균온도가 몇 도만 올라가도 인간을 포함한 여러 생물들이 멸종위기에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 하나씩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징조들이 자연이 더 이상 일정 조건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가는 것을 지시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그동안 해왔던 활동들이 자연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초래한다면 우리가 변해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배출해대던 오염물질을 감소시켜야 하고, 지금까지 일어난 변화를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지체 없이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개인적 변화도 중요 하겠지만, 정책적 수단을 통한 조직적이면서도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이러한 문제점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선거가 있을 때마다 환경 및 기후변화 관련 공약이 많이 제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공약을 제시했는데 쓴소리를 하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지방선거가 끝난 후 지난 1년 동안 환경 및 기후변화 관련 공약을 검토하는 기회를 얻으면서 느낀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공약들이 실질적 효율성에 대한 종합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지 의문이 생긴다는 것이다.

 자신이 계승 또는 교체하는 이전 정부와의 차별성도 중요하지만, 이 전 정부에서 수행하지 않은 분야만을 집중적으로 발굴하고 그 분야의 정책적 수단들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공약 또는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기후변화나 청정 환경 유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환경 관련 정책은 초기 집행보다 중요한 것이 지속적인 관리 및 유지인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이전에 수행했던 사업을 열심히 관리 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이 후보로서의 모양새를 좋지 않게 보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주민들의 삶 전체를 돌보아야 할 후보자의 입장에서 모든 분야에서 참신함과 차별성만을 강조하는 접근방법을 사용하는 것 또한 무리라는 사실 또한 인식해야만 한다고 본다. 선거가 끝난 지 한참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이전 정부, 또는 자치단체에서 수행했던 사업의 효율성을 검토하여 필요하다면 추가적 조치를 강구하는 대승적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현수<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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