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일교차가 심해져 저녁부터 아침까지는 봄, 낮에는 여름인 하루에 두 계절을 사는 기분이다.
올해는 유난히 여름이 일찍 찾아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곳도 많아서인지 우리 지역도 한낮기온이 33도를 넘어서는 불볕더위가 한창이다.
기온이 많이 오르다보니 5월초에 분명 연둣빛 산들이 많았는데 벌써 짙은 초록, 진초록으로 달라졌다.
6월에나 볼 수 있던 아카시아 하얀 꽃이 조롱조롱 달려있고 찔레꽃, 들장미도 많이 피었다.
논에는 벌써 물을 채우고 모내기를 마친 곳도 보이고 고추, 옥수수, 가지, 호박 등 밭작물들도 제법 키가 자랐다.
학교에서는 햇살이 좋은 오전시간에 바깥활동을 하는 학급이 많아졌다. 화단에 있는 여러 가지 야생화들을 관찰하고 스케치하기도 하고 학교 주변 풍경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예전에 저학년 어린이들은 ‘슬기로운 생활’ 교과서를 통해 자연을 배우고 ‘즐거운 생활’ 교과서로 음악, 미술, 체육을 통합하여 수업하였는데 요즘에는 아예 ‘통합’이라는 교과서를 통해 한 주제를 놓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보다 폭넓고 깊이 있게 알아보는 수업을 하고 있다.
수업의 방향도 교사 중심으로 이끌어가던 수업에서 아동들이 중심이 되어 수업을 하는 교실이 많아지고 있다.
교실에서 교과서나 모니터를 통해 보며 씨앗이 자라는 과정들을 배우던 것보다 아이들이 직접 씨를 심고 물을 주며 가꾸어보는 활동을 하면서 배우는 것들이 훨씬 재미도 있고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기에 흥미있게 참여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체험활동을 한 후에는 자연스럽게 자신이 키우는 식물을 그림으로 그려보기도 하고 식물에게 편지를 써보기도 하는 등의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시키지 않아도 일기장에 스스로 즐거웠던 가꾸기 활동에 대한 내용을 적어나가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자랑하며 즐거워한다.
자라나는 식물들에게 관심이 많아진 친구는 스스로 도서관에 가서 식물도감을 읽어보기도 하고 컴퓨터실에 가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다양한 식물에 대한 공부를 스스로 해나가기도 한다. 그렇게 많은 것을 알아가다 보면 다른 친구들보다 자신이 많은 것을 알고 있음을 뿌듯해하고 더 나아가 장래희망이 식물학자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은 누구나 소중한 우리의 아이들이 잘 자라서 행복할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은 아무리 해도 지치지 않고 그 일을 하는 동안에 얼마나 행복한지는 누구라도 경험해서 잘 알고 있다.
내 아이가 어떤 활동에 관심이 있고 늘 하고 싶어하는 활동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잘 안내해주도록 하자.
이길남 격포초등학교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