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정의 우선순위가 궁금하다.
진안군정의 우선순위가 궁금하다.
  • 권동원 기자
  • 승인 2015.05.19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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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 분위기가 한참 무르익던 1년 전. 이항로 진안군수는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 제가 다 팔아 드리겠습니다.’를 제1의 공약으로 내세우며 진안군수 도전을 선언했다.

 농산물을 팔아주겠다는 공약은 농업인 유권자에게 가장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반가운 공약이었다. 농업인이 대다수를 차지한 진안군에서 농산물 팔아주기 공약은 인기폭발이었고 유권자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 뚫는 매우 효과적인 선택이었다.

 무소속의 열악한 조건으로 무모한 도전으로 보였던 이항로 후보는 ‘농산물을 다 팔아주겠다.’라며 지게를 진 케리커처의 이미지로 단숨에 진안군수에 당선됐다.

 자생력이 있는 중대규모 농가는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고령에 소규모 농가가 재배한 농산물이 판로가 없어 밭을 놀리는 일이 없도록 ‘군수가 다 팔아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텃밭농사는 고령의 농업인에게 용돈이 되고, 일거리가 되고, 건강을 찾아주게 돼 노인복지문제까지 해결하는 1석3조의 방안이다.”고 설명하는 이 군수는 농촌의 현실을 너무 잘 이해하는 사람으로 존경심까지 느껴졌다.

 그 후 1년, 많은 농업인은 이 군수의 공약에 큰 기대를 하고 있으나 정작 진안군은 농산물 팔아주기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궁금하다.

 16일 부귀농협에서 의미있는 행사가 있었다.

 무진장·임실지역구 박민수 의원의 중재로 씨제이제일제당(주) 김철하 대표이사와 부귀농협을 포함한 무진장·임실지역 11개 농협장과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씨제이가 부귀농협 김치의 매입 및 판로 제공과 농협에서 공급하는 흑미, 찹쌀, 홍삼, 양파, 돼지고기 등의 농축산물 매입을 내용이다.

 김치공장 때문에 20여억원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부귀농협은 물론 조합원이 생산한 농축산물의 판로를 확보해야하는 농협들에게도 매우 반가운 일이다. 농산물을 다 팔아주겠다는 진안군의 입장에서는 더 없이 소중한 소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대 식품기업 씨제이에서 대표이사를 포함한 10여명의 관계자, 지역구 국회의원, 인접지역 조합장들이 모두 참석하는 자리에 진안군에서는 담당과장을 대표로 몇몇 실무자가 손님처럼 참여했다.

 진안군은 군정의 우선순위와 자치단체로서의 역할, 내 지역을 찾는 손님에 대한 예의와 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진안=권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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