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분노조절장애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분노조절장애
  • 박진원 기자
  • 승인 2015.05.13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20대 주로 발병, 묻지마 폭행으로 큰 사회 문제

 최근 아무 이유 없이 지나가던 행인을 폭행하거나 옆에 있던 사람을 폭행하는 사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분노조절장애는 일종의 질환에 해당하지만 스스로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이 문제다. 분노조절장애는 흥분된 상황보다 과도한 분노를 갑작스럽게 표출하는 정신장애로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분노조절장애로 알려져 있으나, 정식 학술명칭은 ‘간헐성 폭발장애’이다.

 분노조절장애에 대해 완주군 소양면 소재 마음사랑병원 김보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으로 예방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 마음사랑병원 김보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분노조절장애 극복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분노조절장애란?

 분노조절장애는 공격적 충동이 조절되지 않아 심각한 파괴적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 장애를 지닌 사람은 공격적 행위로 사람의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입히거나 또는 재산이나 기물을 파괴하는 공격적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문제를 일으킨다. 공격적 행동이 나타나기 전 대부분은 그 전에 심리적인 긴장감이나 압박감을 먼저 느끼게 된다. 예를 들면, 어떠한 상황에서 화가 치미는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우리 몸에서 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고, 상황에 걸맞지 않은 과도한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러한 신체적 각성상태와 분노는 이성적 판단을 실행하는 전두엽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기 행동이 미칠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다. 공격적 발작을 하듯이 폭발적인 행동으로 이어져 사람이나 기물을 파괴하는 공격적인 행동을 표출하고, 그 즉시 즉각적인 안도감을 느낀다. 이러한 행동은 대개 1시간 이내 사라지고, 그 후 자신의 행동으로 인하여 후련함 또는 죄책감 우울감 당혹감 같은 후회스런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공격적 행동을 보인다고 해서 모두 분노조절장애로 진단하는 것은 아니다. 반사회성 성격 장애, 경계선 성격장애, 정신병적 장애, 조증 삽화, 품행 장애,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등에서도 분노 발작이 나타날 수 있으며 약물 복용, 치매, 두부 외상 신체적인 문제 등의 결과로 이러한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분노조절장애는 왜 생기는가?

 분노조절장애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전적, 신경 생물학적, 환경적, 사회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분노조절장애에 대한 가족사 유전 요인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충동적 공격적 행동이 가족 사이에 전달됨을 보여준다. 그 사람의 가족 양상이 폭력적일 경우 분노조절장애 발생의 유력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심리사회적 요인으로는 어렸을 때 부모나 다른 사람에게 학대를 받거나 무시를 당한 것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자존감이 낮거나 열등감이 심할 경우 분노조절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신경 생물학적 요인으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비정상적으로 과다 분비되었거나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이 높은 경우 공격적 행동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기질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람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에 대해 통제력이 약하기 때문에 일반적이고 평범한 스트레스에도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분노조절장애로 발생되는 사회적 개인적 문제

 분노조절장애는 주로 10~20대에 시작해서 외부자극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고 죄책감과 우울감 등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쟁적 사회구조, 취업문제와 경제적 어려움, 빈곤 격차로 인한 사회적 박탈감, 상실감이나 고독 등의 현대사회의 문제점은 개인의 자존감의 저하나 열등감을 불러일으키는 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분노 발작 등의 공격적 행동은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며, 특히 공격적 행동의 결과로 법적인 문제가 많이 나타난다. 이러한 행동의 결과로 직업상실, 학교문제(정학 퇴학), 이혼, 대인관계의 문제, 사고, 입원, 투옥 등을 겪을 수 있다. 공격적인 행동은 대부분 치밀한 계획에 의해 발생하기보다는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러운 퇴직, 사별, 극심한 스트레스 등 경제적 불안감과 외로움이 닥치면 누구나 분노 조절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분노조절장애의 치료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사람 중 스스로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은 흔치 않다.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 동기는 공격적 충동이나 다른 충동적 행동으로 인해 법적 문제로 인한 경우가 많다. 분노조절장애의 치료 효과를 다룬 연구 발표가 아직 부족하여 체계화된 치료 방법은 아직 없지만 약물치료와 정신치료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심리적인 방법으로는 과거에 누적된 분노나 적개심을 비공격적인 방법으로 표출하는 방법을 배우고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에 대해 인내력을 증대시키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사람의 분노경향과 주의 깊은 사고의 결핍을 다루는 MBCT(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마음 챙김에 근거한 인지치료) 훈련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음 챙김 전략을 통해 분노에 대한 자기 통제가 가능함을 보여 주었다. 그 외에도 근육이완법과 함께한 인지치료를 시행한 연구에서 분노 조절에 대한 효과가 나타났다. 정신치료와 함께 약물치료가 효과가 있다. 리튬, 카바마제핀, 벤조디아제핀 등이 효과를 나타낸다는 보고가 있으며 최근에는 세로토닌이 공격행동과 관련된다는 연구에 근거하여 세로토닌 재흡수를 차단하는 약물이 효과적이라고 제안되고 있다.
 

김보영 마음사랑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보영 마음사랑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분노조절장애 심하면 약물치료도 고려해 봐야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개인은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의 자신의 감정상태를 알아채고 공격적 행동을 예방하기 위하여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자기 훈련이 필요하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10부터 1까지 숫자를 거꾸로 차근차근 세며 심호흡한다. 숫자를 거꾸로 세면서 분노가 일어나는 사건에 심리적 거리를 두며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평상시 명상이나 요가, 호흡법, 근육이완법, MBCT (마음챙김에 근거한 인지치료) 등 우리의 신체를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배워둔다. 이러한 방법들을 배우고 꾸준히 노력하면 분노를 예방하고 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

 화가 나서 도저히 참을 수 없거나, 되돌릴 수 없는 일을 저지를 것 같은 때에는 자리를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상황을 떠나서 혼자 있을 때 심호흡을 하며 자신을 진정시킨다. 그리고 자신이 화가 난 이유에 대해서 이성적으로 생각해 본다.

 분노를 참아내지 못하거나 자신의 감정 표현 방법을 모른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나 심리전문가의 상담을 통하여 자신의 분노에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운다.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를 받는 등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한다. 

박진원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