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선거결과로 전북정치권에 변화가 있을까
4·29 선거결과로 전북정치권에 변화가 있을까
  • 송재복
  • 승인 2015.05.07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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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29 선거결과 야당이 완패했다. 4개 지역구 선거에서 최소한 야당은 2개 지역에서 승리할 수 있었는데도 여당에게 패했다. 박대통령 측근들의 성완종 선거자금명단발표와 그에 따른 이완구 총리의 사퇴, 그것은 분명히 야당의 호재였고 여당의 악재였으나 야당의 완전참패로 끝났다.

  더욱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대목은 야당을 탈당하고 출마한 천정배, 정동영 후보의 선거결과였다. 그러나 예상된 데로 천정배 후보가 광주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고 정후보는 떨어졌다. 야당심판과 독자세력화를 하겠다고 출마한 천정배 의원은 호남정치의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이번 선거결과가 갖는 의미를 지역정치 차원에서 검토해 보야 할 것 같다. 하나는 왜 그렇게 좋은 선거 호재 속에서도 야당은 참패했는가, 다른 하나는 야당의 참배와 더불어 천정배의원의 당선이 지역정치, 특히 전북정치권에도 어떠한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인가이다.

 
 야당이 참패한 원인은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를 맡아 치러진 이번 재보궐 선거는 정치적 의미가 상당이 있는 것으로 기대되었다. 국정운영이 흔들리는 현 박근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다른 한편으로 과거 대통령 후보가 새로운 대표가 된 야당이기 때문에 선거에 승리하면 대표의 리더쉽과 그것을 통한 야당의 정국운영을 기대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성완종 선거자금의 문제를 노무현 정권시절의 특사책임으로 돌리는 박대통령의 교묘한 선거 전략과 분열된 야당의 모습은 결국 여당과 야당에 대한 기대했던 것과는 아주 정반의 결과를 가져왔다. 여당은 잘한 것도 없지만, 선거의 승리로 또다시 정국운영권을 장악해가는 계기가 되었고, 야당은 문재인대표의 책임론과 더불어 대통령후보 1순위의 지지도에 상처를 입었다. 결과론이지만 어떻게 보면 야당이 좋은 선거의 호재 속에서도 완패를 보인 것은 이미 예상된 것일지 모른다.

  선거 전부터 이미 당내에서는 친노세력과 비 친노세력간의 갈등, 심지어 당내의 동교동계 탈당문제가 나왔고 동교동계는 아니지만, 당의 원로이었던 천정배, 정동영 후보가 탈당하고 야당후보간의 경쟁구도이었으니 새정치민주연합의 패배가능성은 높은 것이었다. 물론 당내의 갈등 외에도 야당의 패배에는 야당이 만들어낸 진영(frame)논리가 작용한 측면도 있다.

  과거에 해왔던 야권연대라는 좋은 선거 전략을 스스로 포기하고 진보세력과의 연합을 취하지 않아 진보세력으로부터 멀어져 있는 점과 그렇다고 서민, 중산층을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는 당의 정체성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현재도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직이나 내년 공천권을 둘러싼 친노 세력중심의 당 운영이 되어 당 자체의 통합 문제라는 현안이 자리잡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선거패배로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

  우선 시기적으로 내년 4월에 총선이 있고 얼마 남지 않은 선거에서 당내의 헤게모니 다툼으로 야당이 분열하면 서로 죽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또한, 작년 지방선거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에 반발하여 무소속 돌풍이 불었듯이 야당이 분열하면 또다시 무소속이나 여당후보가 속출하게 된다는 인식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지역패권주의의 붕괴 조짐

 한편, 이번 광주에서 천정배 의원의 당선이 호남의 정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천의원 자신이 주장하듯 30명의 호남의원을 배출할 수 있을 것인가. 천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고 독자세력으로 커갈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남 곡성? 순천에서 여당의 이정연 의원이나 이번 광주 서을의 천정배 의원의 당선은 지역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지역주민이 야당의 공천만 받으면 표를 준다는 인식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영남권에서도 불어 왔다. 부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깃발을 달고 3선의 조경태의원 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거의 40% 표를 얻은 것은 이를 잘 입증한다. 이러한 지역정서는 내년 4월의 전북정치권의 총선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선거는 변화에 민감한 민심의 흐름 장치이기 때문이다.

 송재복<호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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