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MICE) 산업과 전북의 변화(1)
마이스(MICE) 산업과 전북의 변화(1)
  • 이헌승
  • 승인 2015.05.0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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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스(MICE) 산업은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our), 컨벤션(convention) 그리고 전시(exhibition)를 포괄한다. ‘마이스산업’은 서울, 부산 및 제주 등에서 낯익은 용어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싱가포르는 이 마이스산업의 모범이다. 이런 도시들은 오래전부터 이 산업의 부가가치에 눈을 떴다. 그 결과 세계적인 대규모 회의, 포상관광, 컨퍼런스 또는 전시회를 유치하여 지역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매년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도 잘 흡수하면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좋은 선례가 제주이다. 마이스산업 발전과 중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제주지역 경기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전북지역 경제는 답답하게도 최근 수년간 정체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역내 비중이 큰 자동차업체의 부진이 초래한 결과일 수도 있다. 여기서 이른바 ‘1% 경제’인 제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가? ‘3%경제’이자 한문화(韓文化)의 원류인 전북의 변화 방향과 내용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마이스산업의 발전이다. 이 산업은 전북의 미래에 큰 변화를 가져올 큰 동력이다. 마이스산업은 문화(culture), 관광(tourism) 또는 문화관광의 융합(cultourism)을 넘어선다. 왜냐하면 ‘대규모’와 ‘집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요즈음 전북의 주요 정책으로 시군별 대표관광지, 농촌관광거점 등 “토탈관광”이 강조되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과 군산 근대역사문화지구도 관광객들로 넘친다. 우리 도민도 이제 관광과 문화의 중요성은 물론 그 둘의 ‘융·복합’을 쉽게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보는 시야는 좁고 머무는 시선은 단기에 머물러 있다. ‘한문화’의 전통은 깊고 그 유일성은 독특하지만, 아직도 역내에 그리고 소수 전문가나 이해관계자에게 갇혀 있다. 달리 보면 ‘한문화’는 우리 전북이 “한국 속의 한국”으로서 세계에 수출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훌륭한 자원인데도 말이다. 마이스산업은 바로 그 한문화가 소통될 주요 통로이자 공간이다. 우리 전북에도 이 마이스(MICE)가 있어야 전통과 역사를 지닌 이 한문화가 날개를 펼 수 있다.

 지금 전북의 미래를 변화시킬 ‘대규모’ 개발이나 ‘집적’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혁신도시에 농촌진흥청과 농업관련 국립연구원 4개가 들어섰다. 국민연금과 기금운용본부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런데 벌써 이런 기관이 불과 200∼300명이 모이는 컨퍼런스 하나 열려 해도 회의 장소와 호텔 찾기가 어렵다. 하물며 전시를 수반하는 대규모 컨벤션이 가능하겠는가! 국가사업인 새만금개발은 항공모함처럼 느리지만, 서서히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10∼20년 후의 새만금을 상상해보라! 한중 경협단지 등 산업단지와 국제협력 또는 관광레저지구에 ‘대규모로 집적’될 비즈니스와 인원의 규모를 생각해보라! 미래의 전북은 단지 수백 명이 모여 회의하고 컨퍼런스를 열며 전시회를 병행하는 그런 지역은 아닐 것이다. 불과 십여 년 후인 머지않은 미래의 전북에 필요한 컨벤션센터는 과연 어떤 곳이어야 할까?

 컨벤션 기간 중 적어도 수천 명이 한 곳에 동시에 모여 함께 식사할 수 있고, 동시에 세미나를 열 수 있는 회의실이 서너 개는 있어야 하며, 참가기업 등이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넓은 전시장이 함께 있어야 한다. 또한, 적어도 천여 명이 잘 수 있는 호텔이 이 센터 안에 있어야 참가자가 시간을 아끼고 효과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 ‘고급’ 상품을 살 수 있는 면세점을 지닌 쇼핑센터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나아가 외국인 카지노와 위락시설이 이 센터 구역에 함께 자리 잡으면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도 사로잡을 수 있다. 이런 컨벤션센터는 과연 꿈인가? 하지만, 이를 현실화시켜 국부를 창출한 곳이 있다. 바로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이다. 이곳은 이제 마이스산업의 세계적인 전형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자동차 등 세계 3대 박람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한다. 이곳은 오래전부터 마이스산업의 모범이었다. 왜 마이스(MICE)를 하나의 ‘산업’으로 이해하고 발전시켜야 하는가? 이 두 도시들은 물론 마이스산업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1% 경제’ 제주의 경험으로부터 ‘3%경제’인 우리 전북은 어떻게 더 효과적이고 강력한 마이스산업의 발전 전략을 구상할 것인가? 왜 우리 전북에서도 ‘대규모로 집적된’ 마이스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더 이상 이상(理想)으로 머물러 있으면 아니 될 것인가? 이를 위해 우리는 어떤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야할까?

 이헌승<전북도청 경영분석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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