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웅포골프장, 운영권 놓고 첨예한 대립
익산 웅포골프장, 운영권 놓고 첨예한 대립
  • 김현주 기자
  • 승인 2015.04.26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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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포골프장 전경.

 웅포골프장호가 선장을 잃고 바다 한가운데 표류한 채 빠져나올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고 있다.
 웅포골프장은 베어코스(18홀)와 리버코스(18홀) 총 36홀로 구성된 국내 대표적인 유명 골프장 중 하나다. 경영난을 겪어오던 (주)웅포관광개발의 부채로 골프장 등의 토지 및 시설물이 공매 처분됐으며, 골프장 사업권을 넘겨받은 (주)한울아이앤시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기대했지만 운영권을 둘러싼 주주간의 다툼만이 반복되고 있다. 

▲ (주)한올아이앤시 기자회견.

 
 ▲운영주체 전·현 대표 경영다툼

 골프장 운영권을 둘러싸고 운영주체인 (주)한울아이앤시는 전·현 대표 간 경영다툼이 본격화하면서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고, 이를 지켜보던 회원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경영권 다툼에 가세하면서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블랙홀로 빠져 들고 있다.

 게다가 지난 22일부터 골프장 직원 40여명이 “불·편법 영업에 동원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고, 누가 사장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더 이상 회사를 위해 일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단체로 출근을 거부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웅포골프장은 현재 도내 건설업체로 김제 스파힐스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제인건설이 (주)한울아이앤시의 지분 57%를 소유해 대주주가 됐고, 전정숙 전 대표가 40.2%의 지분을 보유해 대표에서 밀려난 상태다.

 여기에 회원들의 권리를 각각 주장하며 전 전 대표와 손잡은 (주)베어리버(대표 박진영)와 이를 마뜩찮게 여기는 웅포관광단지지킴이협의회가 양분되면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먼저 (주)한올아이앤시의 대주주인 제인건설은 전정숙 전 대표를 해임하고 새로운 대표이사를 세우는 등 초강수를 두며 경영권 사수에 나서고 있다. 제인건설측은 향후 추진계획과 회원들과의 분쟁 및 조정을 위해 영업중지와 사업장을 폐쇄할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웅포골프장 사업자인 (주)한올아이앤시는 회원들의 구제를 위한 정책과 협의를 위한 노력은 뒤로 한 채 사업자의 입장만 고수하고 있으며, 법률적인 대응과 일방통행으로 일관하고 있고, 대중제 골프장에 대해 변칙적인 방법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제인건설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전북도의 영업금지 권고조치에 따라 골프장 영업을 중지하고, 사업장을 폐쇄한 후 회원제인 리버코스에 대해 무상 등기이전 및 구제 방안 등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 (주)베어리버 기자회견.

 
 ▲회원들간 분쟁 ‘팽팽’

 반면 전체 1천100여명의 회원 중 647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권익위가 중심이 돼 만들어진 (주)베어리버는 그동안 (주)한올아이앤시의 전정숙 전 대표와 심한 갈등을 겪어오다 돌연 전 전 대표의 지분 40.2%를 전격 인수해 회원들이 주인이 되는 골프장 정상화의 전기를 마련했다며 경영권 분쟁에 가세했다.

    경영권 다툼에서 밀려난 전 전 대표가 회원들과 협력해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이들에 따르면 전 전 대표가 골프장이 정상화하고, 회원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면 자신이 가진 권리를 모두 내려놓고, 다수의 회원들과 협력하는 한편 회원들의 이익에 반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골프장을 인수하려는 불순세력에 대해 회원들과 함께 맞서겠다고 했다는 것.

 이들은 “도내 건설업체가 인수한 (주)한올아이앤시의 지분 매입에 대해 협의할 의사가 있으며, 이미 전 전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지분도 매도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바 있다”며 “상호간에 원만한 협의에 따라 회원들이 주인이 되는 골프장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마뜩찮게 여기는 웅포관광단지지킴이협의회(권익위 소속 20여명으로 구성)는 전 전 대표와 (주)베어리버 간 이뤄진 주식매매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우리 회원들은 미륵시지와 보석박물관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 레저, 관광, 테마파크조성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 전 대표와 (주)베어리버 간 주식매매 계약은 선량한 회원들의 권리를 사실상 배제한 것이며, (주)베어리버는 회원들의 입회금 반환청구권을 양도받아 이를 무기로 베어리버를 인수한 다음, 회원 주주들의 권리를 소멸시킨 후 회사를 경영하는 소수 사람만이 사유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 웅포관광단지 지킴이 협의회원 기자회견.

 ▲애꿎은 회원·종사자만 피해

 이렇듯 경영권을 놓고 제인건설, 전정숙 전 대표, (주)베어리버, 웅포관광단지지킴이협의회 등이 서로 각기 다른 방법으로 경영권 다툼을 본격화하면서 애꿎은 회원들의 피해만 더욱 커지고 있다.

 웅포골프장은 현재 식비명목(4인기준)으로 평일 52만원, 휴일 68만원에 한정식을 판매하고 골프는 무료라운딩으로 편법 운영하고 있다.

 회원들의 권익은 찾아볼 수가 없다. 또 직원들의 급여 및 후생복지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 있어 골프장 종사자들이 결국 지난 22일 출근을 거부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를 지켜본 한 시민은  “한때 국내를 대표하는 웅포골프장이 익산에 있다는 게 자랑이었다”며 “가진 자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지역이미지만 손상되고 골프장 운영의 부재로 지역경제도 위축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시민 김모(46)씨는  “자신들의 욕심을 버리고 조금씩 양보한다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경영권 다툼이 오래가다 보면 회원 및 직원뿐만 아니라 익산시민 모두가 피해자라는 사실을 경영진은 꼭 새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웅포골프장은 2006년 12월 18홀, 2007년 10월께 18홀을 추가로 완공했으며, 회원은 1천100여명에 이르고 확인된 회원권 금액은 1천700억원에 달한다.  또 부채가 4천600억원에 달해 경영난에 봉착하게 되면서 지난해 6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바 있다.

익산=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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