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정치권, 때아닌 광주대첩 열기
전북정치권, 때아닌 광주대첩 열기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5.04.2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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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정치권이 광주로 달려가고 있다. 29일 치러지는 재보선 4곳 중에서 ‘광주 서구을’만 호남이란 상징성이 큰 데다 지리적 접근성도 뛰어나고, 내년 총선에서 전북과 연동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정치권의 때아닌 ‘광주대첩’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텃밭을 지켜야 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노력도 눈물겹지만, 내년 총선에서 전북의 1곳이라도 뚫어야 하는 새누리당의 호소도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 새누리의 총력: 새누리당 전북도당은 재보선이 열릴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 중원, 인천 서강화을, 광주 서구을 등 4곳 중에서 광주 지원유세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싣고 있다. 당비를 내는 약정당원을 대상으로 광주 연고자를 모두 파악해 전화하는 등 각개전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당협위원장들도 시간이 날 때마다 광주를 방문해 손을 거드는 데, 김항술 도당위원장부터 사력을 다하고 정운천 전주 완산을 당협위원장은 이미 6회 이상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당 차원의 구전 홍보팀이 현장에 투입되는가 하면 각종 위원회와 분과위별로 수시 방문도 병행하고 있다. 당직자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광주 새누리 바람을 위해 현지를 방문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광주는 호남이란 틀 안에서 전북과 뗄 수 없는 곳”이라며 “새누리당이 전북에서 내년 총선바람을 일으키려면 이번 4월 광주 선거에서 의미 있는 득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에서 새누리당 불이 확 붙어야 내년 총선에서 전북도 함께 활활 타오를 수 있다는 연동 효과 노림수가 숨어 있는 셈이다. 중앙당도 광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무성 대표 등 당 지도부는 23일 광주를 찾아 정승 후보 지원유세를 펼쳤다. 김 대표 등 당 지도부의 광주 방문은 선거가 시작된 뒤 벌써 4번째다.

 ■ 새정치의 집중: 새정치민주연합 전북도당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무소속 천정배 후보의 바람을 조기에 차단하고, 새누리당 정승 후보의 지지율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부담이다. 광주 지원유세에 나선 한 당원은 “전남 1곳이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에게 넘어간 상태에서 또다시 무소속 후보에게 1곳을 내주게 된다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것”이라며 “광주에 모두 넣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무소속 천 후보를 넘는 것도 중요하고, 새누리 정승 후보의 지지율을 최대한 낮추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주장이다.

 도당은 전북 11개 지역위원회별로 4곳의 재보선 지원을 독려하고 있지만, 상당수 지역위가 광주 서구을 지원유세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도의원 등 지방의원들이 순서를 정해 현지 지원유세에 참여하고 향우회와 동문회 등에 호소하는 형식이다. 도당은 1달 전부터 사발통문을 돌려 지원유세 동참을 독려했지만, 서울과 인천 등은 거리가 너무 먼 데다 중앙당 차원의 관심도 많아 인근 광주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연고자 카드를 활용한 전화 호소나 현지 방문을 통해 유세전에 힘을 보태는 형식으로 4월 재보선에 참전하는 사례가 보통이다. 임시회를 끝낸 일부 도의원들도 광주로 달려가고, 시군의원들은 짬이 날 때마다 현지를 방문해 호남 사수의 중요성을 설파한다는 전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광주에 매달리는 전북 여야의 셈법은 다르지만 호남 정서의 한 축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재보선 포인트”라며 “서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 후폭풍이 몰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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