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회하는 치매노인…실종 신고 ↑
배회하는 치매노인…실종 신고 ↑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5.04.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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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경찰에 치매를 앓는 부인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치매노인 A(69 여)씨가 남편이 잠을 자는 사이 몰래 외출했고 어두워질 때까지 귀가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A씨의 거주지 주변과 이동 경로를 샅샅이 추적, 터미널 주변에서 배회하는 A씨를 발견하고 안전하게 가족에게 인계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도 가족들의 눈을 피해 집을 나간 치매노인이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치매노인 B(71)씨는 가족들이 바쁜 틈을 타 거주지를 벗어났고 이에 경찰은 인근 CCTV 분석과 함께 상설 중대를 동원, 위치추적에 돌입한 결과 집 주변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B씨를 발견해 집으로 돌려보냈다.

봄철 왕성해진 야외활동으로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못한 치매노인 실종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19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치매질환자 실종 신고 월별 추이를 분석한 결과 4월과 5월 신고건수가 43건으로 1년 중 가장 많았고 올해 역시 이번 달에만 현재까지 16건이나 접수됐다.

이같은 치매노인 실종사고는 날이 풀리고 외출이 잦아지면서 덩달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기준으로 도내 65세 이상 노인 31만2천412명 중 치매노인이 2만8천465명으로 9.1%를 차지,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점도 치매노인 실종사고 발생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국적으로 65세 이상 치매노인 비율은 전북에 이어 경남(6.1%), 경북(6%), 전남(5.2%) 순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치매노인 실종 위험이 커지자 경찰은 시민들의 주의와 관심을 당부하며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신속히 수색 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치매노인은 일정한 동선 없이 길을 배회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인적이 드문 산과 저수지 주변을 찾을 가능성도 있어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 시 큰 사고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위치 추적이 가능한 배회 감지기 등을 통해 위험한 상황을 예방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치매노인 사전 등록제도를 잘 활용해 실종시 신속한 신원파악으로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북경찰청에 지문 등 사전 등록한 치매노인이 지난 2013년 139명에서 지난해 200명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도 벌써 88명이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치매노인이 실종된 경우 신속히 경찰에 신고해야 하고 사전등록제도 활용과 평소 연락처를 소지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치매노인이 신속하게 가족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이웃 주민 등 시민들의 많은 협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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