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표명으로 신임 총리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귀국한 뒤 후임 총리 인선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호남 총리론’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 이후 전북 출신 총리가 아예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향후 총리 인사의 대탕평 여부에 관심을 집중되고 있다.
제2공화국의 6대 허 정 총리와 7대 장 면 총리는 둘 다 인천 출신이었고, 3공화국 4명과 4공화국 6명 등의 고향도 강원과 경북, 충남 등으로 다양했지만 전북 출신은 눈에 띄지 않았다. 김 의원 조사자료에 따르면 서리를 포함한 역대 총리는 박근혜 정부까지 총 52명이었고, 전북 출신은 5공화국 이후에 등장한다.
52명의 출신지를 보면 서울이 이범석(21대), 변영태(5대), 최두선(8대) 등 6명으로 11.5%를 차지했다. 인천 출신의 장면(2대와 7대), 허정(6대), 이윤영(서리) 3명과 경기 출신의 남덕우(14대) 등 3명을 추가하면 수도권 출신의 총리는 12명으로 23.0%를 차지하게 된다. 역대 총리 4명 중 1명가량이 수도권 출신인 셈이다.
3김 시대의 걸출한 정치인 김종필 총리(11대와 31대)를 배출한 충남 역시 이현재(20대), 이해찬(36대), 정운천(40대), 이완구(43대), 송요찬(내각수반) 등 6명으로 서울과 점유율이 똑같아 눈길을 끌었다. 경남 출신은 22대 노재봉과 32대 박태준, 34대 김석수와 최근의 42대 정홍원 총리까지 총 5명이었고, 경북도 3명으로 집계됐다.
■ 초라한 최근의 현실: 전북 출신 역대 총리는 서리를 포함해 총 6명으로 11.5%를 차지했다. 서울 충남과 같은 수준일 정도로 인물이 많았고, 중앙 무대에서 중용됐다. 5공화국 때 김상협(16대), 진의종(17대), 이한기(서리) 등 3명을 배출해 눈길을 끌었고, 김영삼 정부 들어 황인성(25대)과 고 건(30대) 등 2명의 총리를 추가했다. 김대중 정부 들어서는 전북출신 총리를 단 1명도 배출하지 않았지만 장관이 많이 나왔고, 노무현 정부 때 고 건(35대), 한덕수(38대) 총리를 끝으로 전북 출신은 만인지상의 총리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역감정이 분출했던 5공화국 시절에 전북 출신 총리가 많았던 점이 눈에 띈다”며 “지역의 민심을 얻고자 오히려 전북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이후 단 1명의 총리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북의 소외감이 짙어간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 때는 39대 한승수 총리가 강원 출신이었고, 40대 정운찬 총리와 41대 김황식 총리는 각각 충남과 전남 출신이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42대의 정홍원 총리의 고향이 경남 하동이고, 이번에 사의를 표명한 43대 이완구 총리는 충남 청양이 고향이다. 김대훈 재경 전북도민회 사무총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무(無)장관 무(無)차관 논란’ 등 전북인물에 대한 홀대가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골고루 인재를 중용하는 인사 대탕평 차원에서 전북출신 총리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감이 커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