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귀는 어떤 귀를 가졌나요?
임금님 귀는 어떤 귀를 가졌나요?
  • 임보경
  • 승인 2015.04.2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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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수학여행의 최대 희생의 역사적 사건 세월호 1주년을 며칠 전 우리는 답답하게 맞이했으며 55주년 4.19혁명과 김주열 학생의 추모제 또한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 진행되었다.

 내가 우리가 세계가 숨쉬고 마시며 토해낼 수 있던 것은 이런 역사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숨쉬고 마시고 토해내는 활동 중에 토해내는 물질에 대해 귀와 연관된 이야기에서 언급해 볼까 한다.

 여러분의 귀는 어떻습니까? 혹시 귀마개로 꽁꽁 싸매신 것은 아니겠지요.

 귀에 얽힌 이야기나 상징물은 많이 존재한다. 우리지역에도 말의 귀를 닮은 마이산, 항우와 유방의 귀, 네덜란드의 화가 출신 귀 자른 고흐, 또한 러시아의 한 예술가가 푸틴정부 분리정책에 항의하는 뜻으로 자신의 귀를 자르면서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함을 외면적으로 표현했다.

 이외에도 많은 귀에 얽힌 이야기가 있겠지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던 한 이발사의 외침이 요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강렬한 것 같다.

 이 이야기는 여러 나라에 비슷하게 존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그중에서 페르시아 신화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귀를 숨기고 살았는데 그의 이발사만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비밀을 다짐했지만 참다못한 이발사는 깊게 파인 우물을 발견하고 그 우물 속에 대고 힘껏 외친 결과 그 주변의 대나무가 자라게 되면서 지나던 양치기가 대나무를 꺾어 피리를 만들어 불었더니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귀는 크다’라는 것으로 퍼지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비밀을 안고 산 이발사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신라시대 48대 개혁군주로 불리던 경문왕에게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설화가 전해진다. 왕이 된 후 자꾸만 커지는 경문왕의 귀에 대해 고민에 빠진 왕은 왕관을 만드는 장인에게 비밀을 약속받는다. 오랜기간 잘 참았던 그는 결국 대나무 숲에 들어가 외치고 말았다. 바람이 부는 날엔 그 대나무 숲에서 이런 말이 퍼진다 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그는 얼마나 시원했을까? 그 비밀을 털어놓느라 온 힘을 다했기에 그는 탈진해서 최후를 맞이하지만, 그는 웃는 얼굴이었다고 한다.

 당나귀 귀의 숨겨진 뜻은 권력 앞의 언론통제에 대한 백성의 반발이라는 해석과 그 당시의 인재였던 6두품 세력의 골품제 모순에 대한 극복으로 당나라로 떠날 수밖에 없는 국적을 뛰어넘기 더 쉽다는 것과 골품제의 나라인 신라에서 경문왕의 개혁의지와 개혁을 반대하는 반개혁자들과의 갈등 속에서 우리는 오늘날 펼쳐지는 정치의 풍경 속에서 많은 메시지를 전달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항우와 유방의 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중국 사기(史記)는 항우와 유방에 대한 일화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는데 어느 날 어떤 사람이 항우를 찾아가 뵙기를 청했지만 거절당한다. 그 사람은 “큰 뜻을 품는 자가 백성을 만나주지 않는다.”고 비판하자 항우는 화가 나서 그 사람을 가마솥에 삶아 죽임으로써 자기의 분노를 무섭게 표현했다. 그러나 유방은 달랐다고 한다. 한 사람이 방문을 했을 때 마침 시녀가 유방의 발을 닦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천하를 얻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사람을 맞이해도 되는 거냐.”라며 나오려 하자 유방은 몹시도 귀에 거슬려 기분이 나빴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다듬고 손님을 맞았다. 여기서 유방은 백성의 비판 소리도 흔쾌히 수용했기에 유방에게는 사방팔방 열린 귀라고 할 만큼 수용능력이 있기에 항우와의 대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도내에도 우리를 대변한 몇 개의 대표적인 기관들이 있다. 너무나 멀고 높아서 쳐다볼 수도 없을 때가 있기도 하고 어렵게 다가갔을 때의 손님맞이 자세 또한 도민을 허탈감에 빠지게 하는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최대한 신속하고 명확하게 진상규명 하겠다”매체를 통해 들었는데 1주년이 된 지금에도 똑같은 언변력에 할 말을 잃었으며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숨기려 더 많은 희생자들의 생명을 쥐락펴락하는 행태에 대해 백성들은 외치고 또 외침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둑을 아무리 높게 쌓아도 백성의 시름이 깊어 쌓이게 되면 넘치기 마련이며 무너지는 게 당연지사이다.

 천 년이 흐르고 과학이 넘치는 현대에서 이런 이야기를 거론하는 것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과 권력은 돈도 힘도 아닌 백성으로부터이며 그 세상은 결국 이야기에 담겨 역사의 평가를 받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임보경<역사문화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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