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사무처장, 개막 앞두고 사의
전주국제영화제 사무처장, 개막 앞두고 사의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5.04.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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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안영수 사무처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돼 그 내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 사무국의 핵심 실무자가 갑작스레 일을 그만 둔 것을 두고 조직 내에 큰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게다가 올해 영화제는 전주시 덕진구 종합경기장과 완산구 효자동 CGV까지 축제의 공간을 확장해 그 어느 해보다 세심한 준비가 요구됐던 상황. 이러한 시점에서 핵심 실무자의 사퇴가 영화제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지역 문화계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안 사무처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지난 13일. 안 사무처장은 이날 오전 사무국에서 회의를 마친 뒤 건강 등 개인사정을 이유로 사의 의사를 밝히고 현재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고 영화제측은 설명했다.

 고석만 집행위원장은 “사무처장이 개인사정으로 사의를 표명했는데,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 같아 보여 말미를 두고 있다”면서 “각 팀장들이 맡은 업무들이 있기 때문에 업무 공백은 없을 것이며 차질 없이 영화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석만 집행위원장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지역 문화계뿐 아니라 영화제 관계자들조차 내부 갈등이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실제, 지난 2012년 고석만 집행위원장이 영화제를 맡으면서부터 끊임없는 내부갈등으로 인해 인력들의 잦은 교체가 이뤄졌다. 가장 극명하게는 지난 2012년 10월에 홍영주 전 사무처장과 프로그래머 등 8명이 고석만 집행위원장과 의견 차이로 전주국제영화제를 떠나겠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일까지도 빚어진 바 있다. 그 이후 영입된 황인태 전 사무처장도 갑작스럽게 일을 그만두는가 하면, 상근직이었던 각 팀장들의 사표도 잇따르는 등 고석만호가 출범한 지난 3년 동안 전주국제영화제는 끊임없이 인력이 들었다 나갔다 하면서 그야말로 불안정한 조직운영의 형태를 보여왔다.

 문제는 이 같은 인력들의 사직에 관한 문제를 개인적인 사유라고 치부해 버린 채 전반적으로 조직운영에 누수가 없는지에 관해서는 고민해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을 그만둔 스탭들 또한 타지역의 영화제 등에 일거리를 찾는 형편이라 영화제측에 문제제기를 포기하고, 사실상 입을 닫아버리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전에 영화제에 몸담았던 다수의 스탭들은 하나같이 조직의 폐쇄적인 소통구조에 대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실상 영화제의 방향키를 잡고 있는 집행부의 핵심인력인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 3명 등이 모두 비상근으로 근무함에 따라 직원들과의 업무처리와 업무소통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 집행부의 핵심인력 중에 유일한 상근자는 사무처장임에도 사무국을 전체적으로 통솔할 수 있는 역할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있는 현재의 구조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전 근무자 A씨는 “영화제가 겉으로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듯하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집행부와 실무진들 간의 불협화음이 말로는 다 할 수 없을 만큼 심하다”며 “기존에 쌓아왔던 기반으로 현재는 영화제가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앞으로 영화제가 어찌될지 깜깜하기만 하다”고 속내를 밝혔다.

    또 다른 전 근무자 B씨는 “비상근인 프로그래머와 전주의 상근 근무자들이 사실상 친분 관계를 형성할 수 없는 조직 구조이며, 집행부의 개인적 이기주의가 심해 정이 안가는 직장이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지역문화계 인사는 “프로그래머에만 전적으로 의지해 영화제를 만들어가는 현재의 구조가 지속된다면, 나머지 직원들은 사실상 밑만 닦는 형국으로 영화제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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