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마르지 않은 눈물이여!
아직도 마르지 않은 눈물이여!
  • 이해숙
  • 승인 2015.04.15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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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의 시간이 지났으나 여전히 세월호는 눈물 속에 가라앉아 있다.

 총체적 부실의 결정판이었다. 아이들을 태운 배 한 척이 침몰한 것이 아니고 사회가 침몰한 사건이며 국가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침몰한 사건이었다.

 아이들이 살아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서로의 가슴을 부둥켜안고 있던 그 동안에도 헬기는 뜨고 배는 도착했지만, 단 한 명의 아이들을 살릴 수 없었다. 아니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플랜조차 없었다. 그 시간동안 정부가 한 일은 언론을 통해 정보를 흘리고 유가족들에겐 기다리라는 말 되풀이 한 것뿐이다.

 그리고 1년. 해경도 없애고 모든 안전시스템을 점검하고, 다 바꾸겠다고 했다. 하지만 하나도 하지 못했다. 모든 것을 다 바꿀 것 같이 요란했지만, 1년이라는 시간동안 변한 건 없었다. 정작 그들이 바란 것은 온 국민이 한 시라도 빨리 잊어주길 바란 것이었다.

 그 일에는 언론도 철저히 앞장섰다.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진상을 밝히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자신들의 역할도 포기한 채 정부의 입장만을 확대재생산하는 무책임한 모습들 보였었고, 데스크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묻고 덮으려는 노력들만을 보여 왔다. 그들조차 유가족들의 가슴에 슬픔을 덧칠했던 것이다.

 쓰러져 간 우리의 아이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이 땅의 국민이라는 걸 안다면 그들의 슬픔을 끌어안아 줘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정부의 태도에서는 유가족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모습을 단 한군데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갖은 수단과 방법을 이용해서 우리의 기억을 지워버리려 했다. 하다못해 천박한 돈까지 흔들어가면서 유가족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책임의 전면에 국가가 있는, 304명의 국민이 쓰러져 간 국상(國喪)의 상주인 대통령이 설령 해외순방 중이었다 해도 때맞춰 돌아와야 할 시간에 해외로 떠나버리는데 하물며 장관들이야 참석의 마음을 낼 수 나 있겠는가.

 한 편의 사람들은 ‘이제 제발 그만 잊자, 부정적인 기억을 떨쳐버리고 다시 출발하자’고 하고, 망각이 자기를 보호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무엇 하나 바뀌지 않았고, 진행되지 않았다. 만들겠다는 특별법도 흐지부지하고 있고 세월호는 정쟁의 대상으로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표류하고 있다.

 우리는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의 아이들이 왜 죽어갔는지, 왜 단 한명도 살리지 못했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밝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고 선체를 인양하고 진실을 밝혀야만 한다. 그래야만 다시는 이러한 슬픔이 거듭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내 아이만을 지키려고 해서는 내 아이를 안전하게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내 아이를 안전하게 자라게 하고자 한다면,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켜내겠다는 사회적 의지가 모아졌을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슬픔에 침묵하지 않고 그들의 슬픔에 함께 눈 맞추고 그들에게 손 내밀 때 세월호 특별법도 선체인양을 통한 진상규명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고, 그 과정을 거쳐야 또 다른 세월호도 생기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아이들도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해숙<전라북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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