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민에 더이상 피해주는 일 없어야
진안군민에 더이상 피해주는 일 없어야
  • 진안=권동원 기자
  • 승인 2015.04.0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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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담댐이 건설되기 전, 전주에서는 약간의 가뭄에도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제한급수나 물통을 들고 소방차에 몰려들었다.

 이제는 까마득한 추억으로 묻혔지만 용담호 덕분에 수돗물 걱정없이 생활한다고 생각하는 도민들은 많지 않다.

 그 용담호가 진안사람들에게 실향의 아픔을 주었고 지금도 부담이 되고 있다. 2001년 담수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군민들은 스스로 나서 용담호를 지켜왔다.

 전북도민에게 깨끗한 생명수를 공급한다는 사명감과 함께 스스로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로 인식하며 수질 관리에 열정을 다해왔다.

 수질이 나빠지면 용담호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우려 때문이다. 각종 규제에 묶여 생존권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이 스스로 나서게 했다.

 주민자율관리 10년의 결과 유입하천 BOD는 2002년 1.3ppm에서 1.0ppm으로, 호소 내 COD는 3.4ppm에서 2.5ppm으로 크게 좋아졌다. 오히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대청댐, 섬진강댐, 부안댐 보다 수질이 더 좋아 주민 책임관리제가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확인시켜주었다.

 진안군은 열악한 재정에도 10년간 1천850억원을 투입해 수질을 개선 시키는 각종 사업을 펼치고 있다. 수질을 지키는 데는 너와 내가 없었는데 정작 진안사람들은 깨끗해진 용담호 물을 먹지도 사용하지도 못한다. 대대로 살아온 집을 잃고, 고향도 잃었다. 쫓겨난 것도 억울한데 한방울도 먹지 못하는 용담호 때문에 수질 부담만 떠안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용담호의 혜택을 받는 전북도민은 진안군민의 안타까운 사연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간혹 내가 먹는 물만 깨끗하면 된다는 심리로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북도민의 구성원 중 하나로 기대했던 ‘형제애’를 기다렸으나 서자 취급받고 있다는 현실이 슬프다.

 수공의 비도덕적 행위가 진안군민에게 또 하나의 근심을 안겨주고 있다. 열심히 노력한 죄밖에 없는 군민들은 곧 닥칠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압력이 두려워 죄인처럼 고개 숙이고 있다.

 용담호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경우 댐관리가 수월해지는 수공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 원인제공자가 수혜자가 되고 그 수공의 죄를 진안군민에게 떠안기는 모순된 사태는 없어야하는 이유인 것이다.

 진안사람들은 용담호로 인한 피해 보상을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보호구역지정으로 생존권을 위협받지 않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나서 수질을 관리한 것이다.

 수자원공사의 못된 짓 때문에 ‘형제’라고 생각해온 전북도민으로부터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을 요구받는다면 더 슬픈 일이 될 것이다.

 진안=권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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