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 춘곤증,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봄의 불청객 춘곤증,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 황경호
  • 승인 2015.04.06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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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덧 꽃소식이 가득하다.

 산수유와 매화, 동백꽃을 뒤따라 벚꽃이 만개한 데 이어 산에는 다양한 꽃들이 뒤질세라 앞다퉈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수은주도 벌써 한낮에는 20도를 훌쩍 넘어선다.

 요때쯤 이면 자주 피곤해하거나 졸음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화도 잘 안 되고 심하면 입맛을 잃기도 하며 업무나 일상에도 의욕을 잃고 쉽게 짜증을 내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을 우리는 춘곤증이라 하는데 봄철에 많은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피로 증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는 추위가 물러가고 따뜻함이 밀려오는 계절의 변화에 우리 몸이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다.

 춘곤증의 대표적 증상은 나른한 피로감과 졸음은 물론 집중력 저하와 권태감 및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며 때로는 손발 저림이나 두통, 눈의 피로, 불면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충분히 잠을 잤음에도 오후에는 졸음이 쏟아지고 나른함과 권태감으로 인해 업무의 능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기도 한다.

 이러한 춘곤증은 겨울 동안 활동을 줄였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들이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피로 증세로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일 뿐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운동 부족이나 과로 혹은 나이가 많은 경우에 더 심하게 느낄 수 있으며 1~3주 정도 지나면 자연히 사라진다.

 춘곤증의 원인으로는 신체의 생리적 불균형 상태를 들 수 있는데 봄이 되어 따뜻해지면 추위에 익숙해 있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들이 봄의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 약 2~3주 정도 필요한데, 이 기간에는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 비타민을 비롯한 무기질 등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는데 이때 비타민이 결핍되면 춘곤증을 더 느끼게 되기도 한다.

 또한, 봄이 되면서 낮의 길이가 길어져 수면 시간은 줄고 저녁 늦게까지 야외 활동량이 많아진데다 생활환경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도 주된 원인이 되며 특이한 음식이나 약물도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에도 피로가 계속된다면 다른 원인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보통 4주 이상 피로가 지속하면 간염이나 빈혈, 갑상선 질환, 우울증 및 만성피로 증후군 등과 같은 다른 질병으로 인한 피로감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춘곤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도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몰아서 하지 말고 본인의 체력에 맞게 조금씩 자주 하는 것이 좋은데 가벼운 맨손 체조를 하거나 2~3시간 간격으로 스트레칭과 산책 등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 등도 좋은데 일주일에 3~5회, 1회 운동 시 30~50분 정도가 적당하다.

 봄철에는 일반적으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평소보다 비타민 소모량이 3∼5배 늘어나고 만성 피로가 되면 입맛도 떨어지기 때문에 탄수화물 대사나 면역기능을 돕는 비타민이 많이 포함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탄수화물 대사를 돕는 비타민B1은 보리, 콩, 땅콩, 잡곡류 등의 견과류에 많이 포함되어 있고 면역기능을 활성화하는 비타민C는 채소류나 과일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또한, 오전에 물을 많이 마시고 우유 및 달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여러 음식을 골고루 먹으며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와 열량이 세끼 식사에 고루 분배되도록 하고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춘곤증을 예방하고 줄이기 위해서는 잠을 충분히 자야 하는데 수면 시간은 하루 7~8시간 정도가 적당하고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밤잠을 설쳤을 때 낮잠을 자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중에 부족했던 수면 시간과 쌓인 피로를 풀겠다면서 주말이나 휴일에 잠을 몰아서 자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오히려 피로가 더 심해진다. 특히 졸음이 온다고 커피를 자주 마시거나 새로운 환경 변화로 인해 생기는 각종 모임이나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과식, 음주, 흡연을 하는 것은 오히려 피곤이 더 가중되니 주의해야 한다.

 황경호<전주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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