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국제공항시대를 열자]<3> 군산공항 국제선의 딜레마
[새만금 국제공항시대를 열자]<3> 군산공항 국제선의 딜레마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5.03.31 17: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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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와 양양 등이 국제공항을 등에 업고 미래를 향해 줄달음하는 사이, 과연 전북은 손가락만 빨아야 할까? 국제공항이 없는 전북은 군산공항에 국제선을 띄위기 위해 지난 7년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미군 측의 반대로 국제선 취항이 어려워지자, 새만금 국제공항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을 포기하지 말고 새만금 국제공항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타지역 공항이 중국인 관광객, 속칭 요우커(遊客)의 급증으로 국제화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있어 전북만 국제화 시대에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다.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 문제는 지난 2008년 3월로 거슬러 간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전북 방문에 도는 “군산공항 활주로 확장을 통해 국제선이 취항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대통령이 “아주 실용적인 방안”이라고 화답하며 물꼬가 트이는 듯했다. 도는 당시 단기적으로 군산공항에 국제선을 띄우고 장기적으로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이른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구사했다.

 정부와 미 공군 측은 2010년부터 국제선 취항 문제를 협의했고, 두 차례 실무협의회까지 개최했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급기야 미군 측은 2013년 4월 군산공항에 국제선 민간항공편이 취항하면 군사작전과 안보상 위험이 있다며 반대 뜻을 피력해 6년 공이 도로아미타불 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미군 측이 국제선 운항 협의를 위한 선결과제로 착륙료 인상을 요구해왔고, 전북도는 국제선 취항이란 꿀도 먹지 못한 채 착륙료만 재정 부담하는 벌만 쐬게 된 점이다. 도와 군산시가 각각 50%씩 부담한 착륙료 재정 지원은 2013년 1억8천만 원, 이듬해 1억5천만 원 등 2년 새 3억 원 이상 됐다.

 이런 굴곡의 역사, 미완의 문제를 놓고, 급한 대로 국제선 취항을 다시 시동 걸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성일 전북도의원(군산 4)은 “다른 공항은 죽으라 뛰는데, 새만금 국제공항만 바라보기엔 너무 늦다”며 “미군 측이 군산공항 내 국제선 취항을 반대한다면 가능한 인근지역을 찾아 새로운 활주로를 깔고 당분간 쓰면 될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미군 측의 긍정적 입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대근 (유)평화관광 회장은 “6년 전 일본을 방문했는데, 미군이 활용하는 공항에 주민들의 요구에 활주로를 깔아서 병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주민 요구에 미군이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고 합리적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쪽에선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앞당기는 등 ‘원샷(one shot) 속도전’에 나서는 게 되레 현명할 것”이란 주장이다. 군산공항에 국제선 활주로를 다시 깔고 새만금 국제공항을 건설하겠다면 투자의 중복성 논란에 휘말릴 것이고, 자칫 수요가 없을 경우 국제공항 건설에 타격을 부르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의 한 관계자는 “군산공항 국제선 문제는 미군 측의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새만금 국제공항을 제대로,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샷과 투 트랙, 그 사이에서 전북 국제공항 문제는 이중 벽에 갇혀 있다. 한마디로 난감한 상황이다. 딜레마에 빠진 전북의 국제선 문제, 과연 ‘신(神)의 한 수’는 없을까?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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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복 2015-04-27 09:44:06
미군을 쫒아내야 한다.
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소음과 환경오염(기름유출 40년이 지나도 토양에 기름이 그대로)보상요구와 원상복구요구해서 더욱더 압박을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