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보아오포럼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보아오포럼
  • 박의성
  • 승인 2015.03.31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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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 스위스의 고급 휴양지 다보스에서는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정계, 관계, 재계의 수뇌들이 모여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경제현안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치는 포럼이 개최된다. 정식 명칭은 세계경제포럼이지만 통상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특히 비밀스런 수뇌 회담이 수시로 열리고 주요 인사의 중대 발언도 나오는 탓에 세계경제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고 인정받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중국에서도 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상호 협력과 주요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는 포럼이 매년 개최되고 있다. 동 포럼이 바로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Boao Forum for Asia)이다.

보아오포럼은 아시아 국가 간의 협력을 통한 경제발전을 도모할 목적으로 2001년 중국과 한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싱가포르 등 26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해 창설한 비정부, 비영리 포럼이다. 1998년 당시 라모스 필리핀 대통령과 호크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호소카와 일본 총리 등이 제안하여 최초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다음해 중국이 적극적으로 후원의사를 밝힘에 따라 본격 추진되었다. 보아오포럼은 출범식이 열릴 때만 해도 다자포럼 성격이 강했지만 후원국인 중국경제가 급성장하면서 현재는 사실상 중국이 주도권을 행사하는 외교무대가 되었다. 즉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등 주요 과제와 방향을 대내외에 설명하는 자리로 변질된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13회차를 맞은 금년 연차총회는 ‘아시아의 새로운 미래: 운명 공동체를 향해’라는 주제로 3.26~29일에 개최되었다. 이번 총회는 49개국, 2,700여 명의 유력 인사들이 모여 거시경제, 지역협력, 산업 구조조정, 기술혁신 등 6대 분야에 대해 논의하였다. 그러나 참가국들의 주요 관심은 중국이 아시아 운명 공동체 조성을 위한 수단으로 제시한 일대일로(一帶一路: 一帶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 一路는 동남아시아와 유럽 및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의미)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집중되었다. 두 가지 모두 중국 정부가 신 경제구상 차원에서 역점을 두어 추진하는 정책인데 이는 중국의 위상 강화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인 동시에 중국이 미국을 넘어 세계 전체를 무대로 활동의 폭을 넓혀가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중국은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중국이 구상 중인 정책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박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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