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산업과 청년 취업
농식품산업과 청년 취업
  • 김재수
  • 승인 2015.03.31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2월 청년실업률이 11%를 넘었다. 지난해 8~9% 수준보다 2%나 급등했다. 실제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이 느끼는 체감실업률은 이보다 더 높다고 한다. 청년 실업의 심각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심각한 사회이슈이다. 단기간에 해결되기도 어렵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에 나타난 급격한 산업과 비즈니스 변화에 청년들이 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수준에 맞는 교육훈련이 되어있지 않은 점도 있다.

  기업들은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나 대학생 때부터 현장 경험이 갖추어지기를 바라는데 현실은 말처럼 쉽지 않다. 학점, 외국어, 자격증 등 뛰어난 스펙을 가지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다. 농식품 산업현장을 다녀보면 젊은 인재들을 원하는 기업도 많고, 청년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미래성장사업도 많다. 현장경험과 실전능력이 더해진다면 많은 청년들이 농식품분야에서 유망한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텐데 안타까운 마음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작년 6월 농식품산업의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 정책소통 활성화, 일자리 창출 및 미래 농식품 인재 육성을 위해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농식품 미래기획단’, 즉 ‘얍(YAFF;Young Agri-Food Fellowship)’을 출범시켰다. 전국 121개 대학에서 1,500여명의 대학생으로 결성된 네트워크다. 출범하자마자 대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공식카페와 SNS를 통해서 서로 교류하고, 권역별로 소모임을 운영하면서 정보와 아이디어를 나눈다. 농식품 박람회 운영요원, 전문가초청 토론회, 정책아이디어 공모, 현장견학, aT 신입사원과 멘토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현재는 청년인재들의 농식품 분야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며 취업도 준비하는 종합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3월 19일 전북 부안 소재 닭고기, 오리고기를 가공하는 참프레가공공장에서 성공한 수출기업 CEO들과 전북대, 전주대, 충남대 등 지역대학생들이 참석하여 농식품산업과 수출 비전에 대해 토의하였다. 수출기업 CEO들은 “농업은 장기적으로 어떤 직업 보다 비전이 있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농업은 영원한 산업이며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산업으로 젊은이들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였고, 대학생들은 “농식품 생산현장을 견학하고 CEO로부터 농식품산업의 비전을 듣고 농식품산업이 유망한 일자리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턴프로그램과 현장직무 체험 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농식품분야는 생산뿐만 아니라 유통, 수출, 식품, 가공, 저장,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된다. 첨단 과학과 기술로 융복합되어 가는 고부가가치분야이다. 농업, 식품, 의약, 생명, 소재,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청년들에게 변화하는 농식품산업 현장체험 기회를 제공해주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장이 필요하다.

전라북도는 ‘보람 찾는 농민, 제값 받는 농업, 사람 찾는 농촌’이라는 ‘삼락농정(三樂農政)’을 농업의 미래창조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삼락농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청년인재들이 농식품산업으로 진출해야 한다.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해외수출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전북도에는 농촌진흥청, 국가식품클러스터, 기능성인증연구소 등 농업분야 기관들이 집중되어 있다. 전북도와 aT 전북지역본부, 전북지역의 대학교가 협력하여 다양한 현장체험과 교육, 인턴십,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농식품 분야 전문인력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역 일자리 창출과 취업률 상승,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스티브 잡스는 “나의 비즈니스 모델은 비틀즈”라고 했다. 저마다의 뚜렷한 개성을 다양성과 창의성으로 승화시켜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그룹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청년들도 남들과 똑같은 기준으로 일자리를 찾기보다는 자신만의 개성과 경험, 창의력과 비전을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 세계 농식품산업의 시장 규모는 자동차나 IT산업보다 크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들은 농식품분야를 미래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는 추세다. 우리 청년들도 성장가능성이 높은 농식품 분야를 주목해야 한다. 지금부터 농식품분야에서 다양한 현장경험을 쌓는다면 앞으로 대한민국 농식품산업을 이끌어갈 미래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전북지역 청년들이 ‘얍’과 농식품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를 기대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김재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