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국제공항시대를 열자]<1> 청주국제공항 현장 르포
[새만금 국제공항시대를 열자]<1> 청주국제공항 현장 르포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5.03.29 15:1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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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개벽의 현장이라 말했던가?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 있는 ‘청주 국제공항’은 정말 그랬다. 지난 27일 오후 1시 공항 내 대합실. 한 저가항공사의 카운터 앞에 중국 연길로 가려는 현지인들이 대거 몰려 줄을 섰다. 손에는 국내에서 쇼핑한 물건들로 한 보따리씩 쥐여 있었다. 물건을 실어 나르는 카트도 모자라 등에 가방을 짊어진 관광객도 많았다.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이들의 90%는 중국인 관광객”이라며 “중국 여행사들 사이엔 ‘향후 한국 관광 7년의 예약이 다 끝났다’는 말이 나돈다”고 귀띔했다. 이날 밤 9시께 중국 푸동으로 가는 비행기에도 150여 명의 중국인이 운집했다. 전북 연고의 이스타항공 청주사무소는 중국 여행사들의 부정기 노선 요청에 즐거운 비명이다. 정기노선은 5편인데, 다음 달 부정기 노선 요청만 57편에 이른다.

 1997년 개항 이후 한때 애물단지로 통했던 청주공항의 도약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1천300대 주차 가능한 여객청사 주차장은 항상 꽉 차 있고, 주변의 임시주차장도 포화 상태다. 청주시 청원구에 산다는 40대의 김성현 씨는 “5년 전만 해도 텅텅 비어 썰렁했다”며 “지금은 밤낮으로 주차전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청주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170만2천 명을 기록했다. 전년(137만8천 명)보다 무려 22.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중 군산공항이 12.0%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굉장한 성적이다. 더 놀라운 것은, 올해 예상 이용객이 230만 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국내외 곳곳에서 불황과 저성장을 호소하지만, 이곳은 35%의 놀라운 ‘성장 주판알’을 튕기는 셈이다.

 이것은 시운(時運)이 아니라 노력의 열매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타 지자체에서 계(係) 단위에 만족할 만한 공항 관련 부서를 ‘과(課)’로 승격시켜 공항 활성화에 팔을 걷었다. ‘항공과’는 국내에서 두 지자체가 유일할 것이다. 중부권 거점공항을 넘어 세종시 관문공항, 수도권 대체공항으로 나가기 위해 주변 인프라 구축에 주력했고, 중국 노선으로 특화한 전략도 구사했다. 덕분에 지금은 국내 15개 공항 중 ‘톱 5’ 안에 들어가 있다. 한국공항공사 정회용 청주지사 운영팀장은 “지역경제 곳곳에서 공항의 훈짐을 쬐고 있다”며 “앞으로 4년 동안 870억 원을 투자해 국제선 청사를 확장하고 활주로도 보강한다면 경제적·사회적 영향은 훨씬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격차는 복리로 계산해야 한다. 선진지역과 후발주자가 함께 뛰면, 시간이 흐를수록 격차는 더 벌어진다는 말이다. 전북은 군산공항이 있지만, 군산~제주 간 국내선 주 14회 왕복이 전부다. 그나마 지난해 이용객은 15만4천 명으로, 청주공항의 9.0% 수준에 그쳤다. 새만금 국제공항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전북의 항공 격차는 갈수록 크게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국제공항 부지는 새만금이 최고’라는 말이 우리 업계에서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새만금 국제공항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말이다. 저 멀리 앞서간 청주공항 사례는, 전북에 “시간이 많지 않다”고 경고하는 듯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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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사람 2015-03-30 22:36:57
꼭 필요하다면 추진을 해야겠지만 인구1300만 경기도에는 공항이 전혀없다는 것을 생각해보세요. 인구230만 충남, 153만 대전에도 공항이 없습니다. 이 지자체들이 추진력이 없어서 공항이 없나요. 합리적 이용을 하다보니 인근공항 이용으로도 충분하고 비용절감이 되니까 그렇게 하는겁니다. 전라북도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추진여부를 결정하길 바랍니다.
전북인 2015-03-30 07:00:21
전북도 빨리 국제공항을 추진해야 한다. 군산공항에 국제선이라도 먼저 띄우고 새만금 국제공항을 추진해야 한다
ㅇㄹㅇㄹ 2015-03-29 22:38:03
속도전이다, 시간이 얼마없다, 이러다 경제논리 정치논리로 밀리면 더이상의 개발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