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발표, 호철 개통 종합대책 내용과 과제
전북도 발표, 호철 개통 종합대책 내용과 과제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5.03.2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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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가 26일 발표한 '호남고속철도 개통 관련 종합대책'은 한마디로 KTX를 통해 안에서 새는 것은 막고 밖에서 가져올 것은 확실히 끌어온다는 투트랙을 담고 있다. 작은 물방울이 큰 물방울에 빨려 들어가듯 KTX를 통해 전북의 사람과 돈이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란 '빨대 현상'은 최소화하면서 전북 KTX 경제권 개발 효과는 극대화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 유치와 유출의 싸움: 관광객과 방문객은 유치하고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은 막는다는 전략이다. 43개 사업 중에서 관광객 유치 확대 방안이 11개로 가장 많은 점이나 문화예술 관람객 유치 4개, 수도권 농촌 방문객 유치 4개 등 총 19개 사업이 '사람 끌어오기'와 관련한 것이다. 역세권 개발이나 연계 도로 등 교통망 확충도 관광객을 끌어오려는 기반시설 확충이란 점에서 '유치'에 70%의 힘이 실린 대책이란 분석이다. 전북발전연구원 보고서에서 2020년까지 관광객이 63만 명에서 최대 110만 명 정도 증가할 것이란 관측과 궤를 같이 한다. 도는 "전북을 찾는 관광객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도정 핵심과제 중 하나인 토탈관광에 기인한 관광산업이 호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머지 30% 정도는 '유출'과의 싸움이다. KTX의 빨대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방어(유출)보다 공격(유치)에 무게를 둔 청사진이란 분석이다. 앞으로 4년 동안 312억 원을 투자해 역세권 내 전통시장을 개발하고 도내 백화점의 명품브랜드 매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도 포함됐다. 도는 또 도내 대표축제 홍보, 국제대회와 전국단위 체육대회 알리기 등을 통해 KTX 개통을 축제의 분위기로 연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차별화만이 살 길: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하다. 43개 사업을 추진하려면 국비만 3조900억 원이 필요한데, 과연 적기에 예산을 따올 수 있느냐가 첫 번째 숙제다. 호남선 KTX 인근의 지자체들은 당장 내년 국가 예산 확보부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전북의 예산전쟁은 더욱 버거울 전망이다. 적기에 예산을 따오지 못한다면 모든 효과는 반감될 것이란 우려다.

 관광객 유치는 타지역과의 경쟁을 고려한 '상대성 이론'을 접목해야 한다. 한국교통연구원 조사 결과 익산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통행목적은 가족이나 친구·친지 방문이 45.0%였고, 업무·출장도 40.1%나 됐다. KTX를 통해 전북에 오는 사람들의 목적이 방문이나 사업에 해당할 뿐 관광·휴가를 즐기기 위한 사람은 6.7%에 불과했다. 광주 송정역이나 목포역의 관광·휴가용 방문 비율이 각각 15.4%와 24.6%를 기록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결국, KTX를 타고 전북에 올 관광객도 적지만 광주와 목포 등 전남권과 경쟁에서 이겨야만 '관광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학계에선 "문화, 역사, 전통과 관련한 전북만의 강점을 상품으로 만들어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사람과 돈이 빠져나가는 유출 방지책이 너무 가볍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환자 유출 대응 4개 사업에 소비자 역외구매 대응 2건 등 6건이 전부인데, 그나마 이동 건강상담실 운영과 명품 구매고객 유인 등은 효과에 의문점이 찍힌다. 상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빨대 효과는 수도권과 격차는 큰 곳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며 "경부선보다 호남선의 빨대현상이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사업에 KTX만 갖다 붙인 것도 눈에 띄어 향후 치열한 추가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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